윤여정 "前남편 조영남 노래 부르는 모습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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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이 전 남편 조영남과의 사랑과 이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윤여정은 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조영남과의 결혼부터 이혼 후 ‘생계형 여배우’로 살아야 했던 지난 날을 떠올렸다.

윤여정은 방송에서 "내가 음치다. 노래를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다. 노래 잘하는 사람을 매우 좋아한다"며 "그래서 당시 유명했던 음악감상실에서 송창식 윤형주 등 가수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그 가운데 조영남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영남과의 첫만남에 대해 윤여정은 "조영남이 처음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도 저렇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감탄을 했었다. 하지만 조영남이 첫 눈에 반하긴 힘든 얼굴 아니냐"면서 너스레를 떤 후, "같이 어울려 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연인 사이가 됐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71년 조영남과의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엔 시집을 가면 여배우는 은퇴하는 분위기였다"며 "13년 간의 결혼생활은 한국에 돌아와 마감했다. 장렬하게 끝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며 '생계형 여배우'로 살았다. 두 아들 양육도 맡았기에 돈이 필요했다.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많은 위자료를 받지도 않았다. 전세 값이 5500만 원이었는데, 500만원도 우리 엄마에게 빌려서 냈다"면서 이혼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토로했다.

이혼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이미 대중에게 잊혀진 존재였던 윤여정은 "보조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때 내 5년 명성이 허명이라는 걸 깨달았다. 연기를 너무 못했다"고 말했다.

한 편 윤여정은 보조출연 생활을 할 적에 고마웠던 지인, 배우 김수미를 기억했다.

윤여정은 "'전원일기'에서 지나가는 배역을 맡은 적이 있다. 밥을 먹는 장면인데 김수미가 '언니, 밥을 이렇게 깨작거리면서 먹으면 안 좋아 보인다'고 충고를 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렸다"면서 "사람은 잘 되야 모든 말이 곱게 들리지, 당시의 나로선 그 말이 좋게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진심으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수미는 나에게 고마운 충고를 해준 것이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김수미는 그때 일을 아직 모를 것이다. 나에게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해준 매우 고마운 사람이다. 그 일이 배우로서 거름이 됐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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