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테크플러스 포럼’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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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장관은 틀에 얽매이지 말고 아이디어를 나누자는 뜻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무대를 오가며 연설했다. [안성식 기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9일 “‘플러스(+) 30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미들(middle·중간)형 산업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중앙일보·한국산업기술진흥원 공동주최, 지식경제부 후원으로 열린 ‘2009 테크플러스 포럼’ 특별 연설에서다.

‘+30억 시장’이란 주요 20개국(G20)의 인구 규모가 30억 명이 넘는다는 점을 나타낸 것이다. 최 장관은 “과거 G7 체제가 G20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이 시기에, 앞으로 우리 경제의 성패는 +30억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30억 시장은 미들형 산업 제품을 원한다”며 “미들형 산업 전략의 핵심은 생산성 혁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성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체제를 철저히 성과 지향형으로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혁신을 일으킬, 경제적 가능성이 큰 기술 개발에 정부의 R&D 지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한·중·일 동북아 3국의 분업 구조가 깨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과거에 일본은 부품·소재 등 원천기술 분야와 고급 제품, 한국은 중간 기술, 중국은 저가 제품 위주였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기술이 발전하고, 반대로 일본은 신흥 저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면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한 수단도 혁신역량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최 장관은 “거북선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된 발명품”이라며 “혁신적인 발명품을 만들어낸 선조들의 마인드에 강력한 추진력을 더해 세계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특별 연설에는 가로 16m, 세로 4m의 대형 스크린이 등장했다. 최 장관이 과천 장관 집무실에서 행사장인 쉐라톤워커힐 호텔로 이동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비췄다. 그 과정에서 버스 정류장의 교통정보 시스템, 강남의 미디어폴(영상작품 길거리 상영 장치) 등을 보여주며 외국 참석자들에게 한국의 정보기술(IT) 수준을 과시했다.

파격도 선보였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무대를 좌우로 오가며 연설했다. 지식경제부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나누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미들형 산업=중상 수준의 품질에 중간 가격대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산업. 이를 공략하기 위해 산업경쟁력을 갖추는 게 미들형 산업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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