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정복 4~5년내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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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새로운 유전자 감마세크리테이즈의 발견.분리 성공은 치매 정복이 가시화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이르면 4~5년내 치매는 물론 태아의 기형까지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전자 기능의 규명은 곧 뇌세포.장기 등 세포 형성단계에서부터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세포의 분화.성장에는 각종 유전자가 관여한다.

이들 유전자들은 세포 외질에서 세포 발생.분열.성장 등의 유전정보를 세포핵에 전달하는 데 이때 유전 정보에 이상이 있게되면 정상적인 세포분화가 이루어지지 않게된다.

예컨대 뇌세포 발생과정에서 유전정보가 잘못 입력되면 치매나 간질.정신박약증 등이, 또 팔.눈 등이 형성될 때 잘못된 유전정보가 전달되면 팔이 없거나 한쪽 눈이 없는 태아가 태어난다.

이러한 유전정보가 정상적으로 세포핵에 전달,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유전자가 감마세크리테이즈다.

그러나 감마세크리테이즈는 유전정보가 정상 또는 비정상인지 가리지 않고 들여보낸다.

세계 의약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감마세크리테이즈의 기능 때문이다.

즉 이 유전자를 잘 통제하면 비정상 유전자는 세포핵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임정빈교수는 "일반적인 유전자들이 발아(發芽)세포에서 정상적으로 장기및 인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감마세크리테이즈가 그 꼬리 일부를 잘라 세포핵으로 들여보내야 한다" 며 "이번 새 유전자 발견으로 들어오는 유전자를 잘라주지 않도록 조절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이는 비정상 유전자에 대해 사전 통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것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제약회사들이 유전자 발견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다.

특히 제약회사들은 이 방법이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데 결정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이 유전자 찾기에 매달려 왔다.

감마세크리테이즈 유전자는 그동안 가설로만 존재했었다.

이번 개가가 생명공학을 이용한 국내 신약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보통 유전자 특허는 수천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이처럼 인체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의 경우엔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

감마세크리테이즈 유전자 특허의 경우 당장 팔아도 1억달러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생명공학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신약물질을 개발한 뒤 이에 대한 특허료를 받는다면 연간 수억달러씩은 벌수 있다.

두 교수가 이번에 밝혀낸 나치.프린지 유전자의 상호작용도 세계 학회와 제약업체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유전자 풀을 이용, 나치 유전자와 프린지 유전자가 서로 붙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나치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때 발생하는 백혈병.경부암.대장암 등의 치료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적연구진흥사업' 과제로 3년동안 15억원을 지원받았다.

서울대의대 서유헌교수(약리학)는 "나치유전자와 감마세크리테이즈가 치매와 관련됐다는 가설은 이미 보고된 적이 있지만 이들의 상호 작용을 밝힌 논문은 없었다" 며 "하지만 실제 치매환자에서 감마세크리테이즈로 인한 치매원인 물질 증가 등을 증명해야하는 등 임상적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고종관.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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