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학부모에게 금품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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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주부다. 지난달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학교운영위원' 을 할 의향을 물어 승낙했다. 그런데 며칠 후 다른 학부형으로부터 " '자모회' 에 가입했으니 나와달라" 고 통보가 왔다.

나는 "자모회엔 가입한 적이 없다" 고 하자, 그 학부형은 "담임선생님이 자모회 명단을 알려줬다" 고 답했다.

어쨌든 자모회는 무엇을 하는 단체냐고 물었더니 "체육대회나 소풍 갈 때 교사들에게 식사비를 대주고, 또 여행이나 연수가 있으면 필요경비를 마련해 주는 기구" 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특혜' 가 달갑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학교 예산으로 충당해야 할 그런 돈까지 내고 싶은 마음도 없어 가입을 거절했다.

아이를 담보로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일이 '자모회' 라는 명목으로 관행화된 것 같아 불쾌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가입 권유 방법도 전혀 비교육적이었다. 아직까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papagoat <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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