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치질 환자 56% 10년 참다 병원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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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치질을 앓는 여성들의 56%가 10년 이상 참고 지내다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대항병원에서 치질수술을 받은 여성 1백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밝혀졌다.

이 비율은 남성환자들의 34%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여성의 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여성들이 치질을 부끄러운 질환으로 생각해 의사찾기를 몹시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질 역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일찍 치료하면 약물치료만으로 도움이 되며 떼어내야할 경우도 칼로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보다 고무링결찰법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여성들이 눈여겨봐야할 것은 임신중 치질. 이번 조사에서도 35%가 임신도중 치질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항병원 일반외과의 이은정 전문의는 "임신하면 호르몬변화로 항문조직이 연해져 쉽게 붓고 태아가 복압을 높여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치질이 잘 생긴다" 고 설명했다.

평소 치질을 앓고 있는 여성이라면 임신에 앞서 치료를 받는 것이 임신으로 치질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다.

임신부라도 치질이 심한 경우라면 치료를 기피할 이유는 없다. 임신 3개월 이후 치질수술은 태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변비부터 치료해야된다. 여성치질환자의 56%가 변비를 치질의 원인으로 꼽았다. 섬유소 위주의 식단과 10분 이상 변기에 앉는 배변습관을 버려야한다.

좌욕도 좋은 방법. 李 전문의는 "40도 정도 물에 매일 한두차례 10분 정도 항문을 담가야한다" 며 "담그지 않고 잠깐 씻거나 비누로 환부를 문지르는 방식은 효과가 크지 않다" 고 조언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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