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大, 어린학생에 '입도선매' 홍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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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치원, 초.중고생들에게 학교 홍보에 나서는 대학이 늘고 있다.

어린 시절 좋은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놓으면 나중에 대학에 입학할 시점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지역대학들은 너도 나도 이들에게 학교시설을 개방, 어린 학생 '입도선매(立稻先賣)' 에 나서고 있다.

부산 경성대의 조류관.박물관.MC스튜디오(디지털 방송국).교내 공원 등은 요즘 어린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학은 1998년초 부산시내 모든 유치원, 초등, 중고교에 "소풍.견학 때 많이 이용해 달라" 는 편지를 보냈다.

첫해는 찾는 학생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백86개 유치원과 56개 초.중학교 2만7천6백명이 다녀간 데 이어 올해에는 지난달에만 4천5백명이 찾았다.

'새박사' 로 유명한 우용태(禹龍泰.66)조류관장이 수십년 동안 정성을 들인 조류관은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노랑부리저어새 등 1천여 마리의 새와 알이 박제돼 있다.

MC스튜디오에서는 자신의 모습이 모니터에 비치고 친구가 화면에서 호랑이 등을 타고 달리는 모습이 보인다. 도우미학생 18명이 견학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경성대 홍보팀 손희곤(孫熙坤.39)씨는 "대학입시가 코 앞에 닥쳐와서 홍보활동을 해봐야 별효과가 없다" 며 "어릴 적 경성대 팬이면 커서도 팬으로 남지 않겠느냐" 고 말했다.

부산 동의대도 4월초부터 대강당.도서관.컴퓨터실습실.체육관.야외음악당 등을 중고생 학습현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동의대는 지난달 초 부산시내 학교들에 "우수한 교육 시설을 많이 이용해 달라" 는 공문을 보냈다. 덕분에 지난달 21일 가평초등학생 2백10명, 24일 동평중학생 1백20명이 각각 다녀갔다.

대구 계명대는 98년부터 대학을 개방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인근 유치원과 초등학생의 소풍.현장학습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도 올들어 대구 청구고.시지여중생이 소풍을 다녀갔다. 중고생들은 박물관.민속원.동식물곤충표본실을 자주 찾고 있다.

홍보 도우미들이 학생들을 안내하고 있으며, 유치원.초등학생에게는 연필지우개를 선물하기도 한다.

정용백.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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