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축구선수 연봉 부풀리기 수법으로 차액 일부 챙긴 변병주 감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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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특수부(권정훈 부장검사)는 7일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면서 스포츠 에이전트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프로축구단인 대구FC의 감독 변병주(48·사진)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변씨는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외국인 축구선수를 선발하면서 “○○선수를 뽑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스포츠 에이전트 유모(47·구속)씨에게서 미화 10만 달러와 한화 등 모두 1억30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다. 변씨는 이 기간에 유씨가 추천한 브라질·아르헨티나 출신 선수 3명을 대구FC 선수로 선발했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이들 선수 3명을 선발하는 과정에 선수의 희망 급여를 부풀려 구단 측과 계약한 뒤 차액을 챙긴 혐의(사기)로 지난달 26일 유씨를 구속했다. 유씨는 2007년 3월 브라질 출신 선수의 입단 계약 때 12만 달러를 6개월간 급여로 계약한 뒤 6만 달러를 빼돌리고, 지난해 재계약 때 선수의 희망 액수보다 많은 26만 달러로 계약하고 16만 달러를 착복하는 등 3명에게서 모두 60여만 달러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이 돈 가운데 일부를 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곽규홍 2차장검사는 “감독이 추천하면 구단 측도 선수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구단의 이익을 앞세워야 할 시민구단의 감독이 돈을 받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변 감독은 2006년 12월 취임했으며, 이날 구단에 사퇴서를 제출해 수리됐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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