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마케팅] '포웰스닷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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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헌 책도 고수익을 남기는 훌륭한 상품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1994년 헌 책만 취급하는 웹사이트 '포웰스닷컴' (http://Powells.com)을 연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토박이 마이클 포웰(59)의 성공담을 소개했다.

대표적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이 책은 물론 음반.DVD.전자제품.장난감 판매 등 백화점식 장사를 하는데 반해 포웰스는 꾸준히 서적 분야만 특화해 상품 가치를 높였다.

서점 7개를 운영하며 1백30만권의 장서를 갖췄다. 중고도서 사이트의 생명은 절판된 책이나 희귀 도서를 찾는 고객들을 만족시키는데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웰스는 43명의 직원만으로 99년 5천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매일 3만명이상이 방문하는 인기 사이트로 떠올랐다. 이 사이트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 쌓여 갔다.

포웰스 고객의 평균 도서 구입액은 1회 방문때 35달러. 방문객수만 많고 실제 구매가 이뤄지지 않는 실속없는 여느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달리 포웰스는 구매자가 하루 1천명이 넘는다.

또 신간서적 마진은 대략 40%이지만 중고도서는 평균 마진율이 무려 66%에 달한다는 것도 수익성을 높여주는 이유였다.

광고.마케팅 비용을 효과적으로 지출하고 경상비용을 줄인 것도 포웰스의 성공 비결이다.

광고 비용은 지난해 매출의 1%만 썼다. 아마존이 매출의 10%인 1억6천만달러를 인터넷.TV.신문 광고 등에 쏟아 부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웰스는 고객 대부분이 애서가들인 만큼 지식인들이 즐겨보는 인터넷잡지 등에만 특화해 광고했다.

직원도 꼭 필요한 인원만 고용했다. 43명 직원 중 35명은 인터넷 주문을 받는 요원이며 4명은 사이트의 특성을 개발하는 관리자, 4명은 프로그래머들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포웰스의 중요한 거래선 중 하나가 바로 아마존이라는 것.

지난해 포웰스는 아마존에 반품된 서적 10만권을 정가의 22%에 사들였다. 또 절판된 책을 아마존을 통해 판매하는 등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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