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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저소득 아동들에 무료 온라인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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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서울 강남구 수서동 명화종합사회복지관 컴퓨터실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온라인 교육 사이트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ID와 비밀번호를 받았다. 김태성 기자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명화종합사회복지관 3층 컴퓨터실. 학교를 마치고 이곳 방과후 교실을 찾은 명진이(가명.초등 5)가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 접속했다.

'과학 강의' 코너를 클릭한 명진이는 그림을 곁들여 각 식물에 열리는 열매를 알려주는 설명을 들은 뒤 직접 마우스로 열매와 줄기를 짝짓는 연습을 했다. '영어 학습' 코너에선 만화 동영상을 보며 직접 문장을 따라 읽었다. 명진이는 "그동안은 컴퓨터로 게임만 했었는데 이 사이트에선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재미있게 미리 익힐 수 있어 자꾸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중병을 앓는 데다 어머니도 장애가 있어 공부를 돌봐줄 사람이 없던 명진이는 요즘 매일 저녁 식사 후 두 시간가량 컴퓨터를 이용해 학업을 보충한다.

명진이는 "컴퓨터 사용을 말리기만 하던 아빠.엄마도 '과외 선생님이 생겼으니 열심히 하라'며 좋아하신다"고 했다. 명화복지관 김길수 복지사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학습 교재 등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료가 담긴 온라인 교육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We Start 운동본부'와 인터넷 교육 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인스닷컴(www.joinstudy.com), 와이즈캠프닷컴(www.wisecamp.com)이 함께 펼치는 무료 온라인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부방.복지관.보육원 등 전국 194개 아동 관련 기관에 소속된 어린이 3570명이 두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ID와 비밀번호를 발급받아 지난 14일부터 무료 교육을 받고 있다.

무료 교육 대상에는 백혈병을 치료하느라 장기간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 37명도 포함됐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신영철 차장은 "대학병원 등에 소아암을 앓는 아이들을 위한 컴퓨터실이 마련돼 있으므로 장기간 입원하는 아이들도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과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조인스스터디.와이즈캠프닷컴 사이트에서 아이들은 수학.과학.영어 등 학교 진도에 맞춰 진행되는 교과 강의를 매일 이용할 수 있다. 듣고 싶은 항목을 클릭하면 그림.만화.동영상 등이 곁들여진 설명이 나온다. 강의가 끝나면 즉석에서 해당 교육 내용에 대한 모의 시험을 풀고 채점도 해볼 수 있다. 다양한 실험과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는 '창의력 캠프' 등 이색 코너도 많다. 학교 숙제를 하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을 할 수 있는 도우미 코너도 유용하다. 유료 회비의 경우 조인스스터디가 3개월에 4만6200원, 와이즈닷컴이 월 3만5000원이다. 이들 두 업체는 해당 아동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 혜택을 주기로 했다. 문의 We Start 운동본부 사무국 02-318-5003~4.

김성탁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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