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리말 바루기 55. '학여울'의 발음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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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랫말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한 사람의 따뜻한 관심은 사회의 활력소로 작용합니다.

매미 소리에 녹음이 짙어갈 무렵 새 우리말 바루기'납량하는 사람들'(22회.8월 3일자)을 보고 50대 중반의 독자께서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셨습니다. '납량→남냥''납양→나뱡'의 발음에 더해 서울 지하철 역'학여울'의 발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언뜻 보면'학여울'은 '납양→나뱡'처럼 '하겨울'로 발음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표준어 규정에 "합성어 및 접두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 음절이'이.야.여.요.유'인 경우에는'ㄴ'소리를 첨가하여 [니.냐.녀.뇨.뉴]로 발음한다"가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받침이 'ㄱ'인 말과 '이, 여'로 시작하는 말이 만나면 받침 'ㄱ'은 'ㅇ'으로 바뀌고 뒤 음절의 '이, 여'는 '니, 녀'로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색연필[생년필], 늑막염[늑망념], 막일[망닐] 등이 그런 예입니다. 이는 물론 합성어나 접두파생어일 때만 일어나는 현상이지요.

'합성어'란 둘 이상의 실질 형태소(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가 결합해 하나의 단어가 된 말입니다. '집안(집+안)' '돌다리(돌+다리)'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학여울'도 '학(鶴)'과'여울'의 합성어입니다.

이 때문에 위의 발음 규정에 따라'학여울'에'ㄴ'음이 첨가돼'학녀울'이 된 뒤, 여기에서 자음동화가 일어나'항녀울'이 되는 것입니다.

김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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