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도와 히바우두 같은 세계적인 축구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명심판이 되겠습니다."
국내 최연소 여성 축구심판 홍은아(洪恩娥.20.이화여대 2년)씨의 각오다.
인기 TV광고에 여성 축구심판이 등장할 만큼 축구계에 '금녀(禁女)의 공간' 이 허물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여성심판은 그리 익숙한 직업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대생으로 축구심판이 된 洪씨의 집념은 중학교 때부터 싹텄다.
洪씨는 은광여고 재학시절 반에서 3등안에 들 정도로 학업성적이 우수했다. 당연히 부모님의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그녀는 소위 인기학과를 희망하는 부모를 설득해 체육학부에 진학했다.
"중학교 때부터의 꿈이 축구 심판이었습니다. 수많은 관중과 호흡하는 녹색 그라운드의 지휘자로 보였거든요. "
대학 입학 직후 대한축구협회를 찾아가 심판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본 그녀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축구심판이 될 수 있는 체력조건은 12분에 2천4백m이상을 주파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洪씨는 7개월 동안 하루 3시간씩 헬스.런닝 등을 꾸준히 해왔다. 이와 함께 축구이론에 관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2월 25일 이론.실기테스트에 통과해 축구심판 2급 자격증을 거머쥐었다.
이어 洪씨는 적절한 게임 운영능력, 공정한 판정, 선수들의 항의를 제어할 수 있는 판단력 등을 배우고 키웠다.
마침내 지난달 25일 동대문 운동장에서 열린 'KIKA배 한.일 소년 축구대회' 부심으로 첫 휘슬을 분 洪씨는 "처음에 '내가 잘못해 경기를 망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곧 적응이 됐다" 고 말했다.
"남자들 세계에서 더욱 빛나는 여성심판으로 자리잡겠습니다. "
일어.영어에도 능통해 빨리 국제심판으로 나서겠다는 洪씨의 다짐이 믿음직해 보였다.
글.사진〓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