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방부 독신자숙소 착공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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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착공을 앞둔 국방부 독신자 숙소(BOQ)가 일조권.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들로부터 건설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1가 구(舊)효성 테니스장 부지에 지상 13층.지하 2층 규모(대지 1천1백87평)의 BOQ 신축 공사에 착수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25일로 연기했다.

국방부측은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구청과 건축협의를 마쳐 착공에는 법적 하자가 없다" 고 주장했다.

해당 부지 인근 50여채의 단독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아무리 법적 하자가 없더라도 국민의 세금으로 짓는 건물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며 맞서고 있다.

건축저지 위원회 손광진(孫光珍)회장은 "지상 13층(35m정도) 건물로 인해 조망권과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데다 부지를 떠받치는 축대가 오래돼 금이 간 곳이 많아 부실 공사도 우려된다" 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국방부가 저층 밀집 지역에 고층 건물을 지으려는데 대해 반대하면서 부지내의 1백년 이상 된 은행나무 두 그루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전입 간부들이 여관.하숙집 등을 전전하거나 사무실.승용차 안에서 자는 경우가 많아 비상시 전투력 유지와 사기 진작 차원에서 건설이 꼭 필요하다" 며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차단막 설치 등을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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