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연구위해 시신·장기 기증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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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의학연구나 수술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놓는 시신.장기 기증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뇌사가 공식 인정된 이래 이에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대구 경북대 의과대학은 지난 2월말 시신기증에 대한 정보를 담은 '숭고한 삶' 이라는 책자 3천여부를 대학가.병원 등에 배포, 대학교수.스님.병원장.일반시민등 1백24명으로부터 기증 약속을 받았다.

이 대학의 본과.간호학과.치과 등의 수업에 필요한 시신은 1년에 12구 정도되지만 지난해 6구가 기증됐을 뿐이다.

최근 부부가 함께 화장을 마다하고 유골까지 기증키로 한 孔모(52.경북 청도군)씨는 "죽고 나면 흙으로 돌아갈텐데 학생들의 교육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또 이미 지난해와 비슷한 7구의 시신이 기증됐다.

경북대는 1년간 교육에 활용된 시신을 모아 오는 10월 합동위령제를 갖고 화장해 대구시의료원 납골당에 안치하고, 의과대학내에 기증자 비석을 만들어 이들의 명단을 새겨 이들의 뜻을 알릴 방침이다. 또 유가족이 원할 경우 유골함을 받을 수 있다.

대구 계명대동산의료원 장기이식센터에는 사후에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신청자가 크게 늘어 지난달에는 평소 6~7건의 두배 정도인 12건이 접수됐다. 문의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사후 장기기증 등록은 제기능을 발휘하는 장기 전부를 기증하거나 희망 장기를 선택할 수 있다. 신청자들은 노인.주부 등 다양하다.

드물긴 하지만 생체 기증도 들어왔다. 생체 기증은 신장과 골수.간의 일부가 대상이다.

한편 뇌사 공식 인정이후 대구에서는 뇌사판정을 받은 4명의 장기가 모두 18명에게 기증, 이식됐다.

경북대 의대에서 신체 기증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이광옥(李光玉.39)씨는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신청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많아 고무적이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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