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던진 기자 ‘신발 피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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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운동화를 벗어 던져 유명해진 이라크 기자 문타자르 알자이디가 기자회견장에서 ‘신발 공격’을 당했다고 AFP통신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이디는 이날 파리 외신기자센터에서 회견을 가졌다. ‘이라크 미 점령 희생자’를 위한 모금 활동을 홍보하는 자리였다. 도중에 갑자기 한 남성이 일어나 “널 위한 또 다른 신발이 있다”며 구두를 벗어 던졌다. 자이디는 몸을 옆으로 기울여 이를 피했다.(사진) 이라크 억양을 가진 남성은 곧 자이디의 동생과 몸싸움을 벌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끌려나갔다. 흥분한 자이디의 동생은 그 남성을 쫓아가 자신의 신발을 던졌다. AFP는 구두를 던진 남성이 이라크에서 망명한 언론인이며, 회견 중 “자이디가 이라크 독재자를 위해 일한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BBC는 자이디가 “그가 내 기술을 도용했다”고 여유를 보이며 “나는 신발 던지기를 동포에겐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이디는 또 신발을 던진 것이 언론인으로서 적절치 않았다는 일부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나의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참석해도 그의 피부색이나 종교에 상관없이 신발을 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이디는 지난해 12월 이라크를 방문한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체포된 뒤 유죄 판결을 받아 올 9월까지 수감 생활을 했다. 신발 투척 후 그는 아랍권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자이디는 “현재 부러진 이와 위장장애 등을 치료하기 위해 제네바에 있으며 치료가 끝나는 대로 이라크로 가 미군 점령에 의한 희생자를 위해 자선단체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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