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도전 결실-배우출신 강신성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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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위대한 동구 주민들의 승리입니다."

영화배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구 동갑의 한나라당 강신성일(姜申星一.63)당선자.

당선 소식을 듣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1981년 서울 마포에서 11대 총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뒤 19년 만에 결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경북 영덕 출신으로 경북고와 건국대 출신인 그는 96년 15대 총선 때는 대구 동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자민련 바람에 밀려 떨어졌다.

본명인 '강신영' 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95년 예명(藝名)인 '신성일' 에 성을 넣어 강신성일로 개명까지 했었다.

충격을 받은 姜당선자는 다시 이를 악물고 동구에 살다시피 했다.

크고 작은 행사에도 빠지지 않았다.

영화배우 출신인 부인 엄앵란씨도 남편과 함께 동구를 누볐다.

嚴씨는 동구 주민들의 손을 잡고 "내 남편 밀어주세요" 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영화배우가 무슨 정치냐' '늙은 조랑말' '당선되면 서울로 떠날 것' 이란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가장 괴로웠다고 한다.

그때마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도 영화배우 출신이었다.

얼마나 일을 잘하고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문제지 영화배우 출신이면 어떻냐" 고 맞받았다.

그는 "대구 시민과 동구 주민이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 경고를 하라는 의미에서 당선시켜준 것" 이라며 "열심히 일하겠다" 고 다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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