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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성당, 콘서트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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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 허물어져가는 세인트 루크 성당(사진위)이 런던 심포니의 청소년 음악회가 열리는 교육센터 겸 리허설룸(사진아래)로 바뀌었다.

런던 심포니(LSO), 런던 필하모닉(LPO), 필하모니아, 계몽 시대의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스, BBC 심포니, 런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 런던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인 교향악단들이다.

런던은 중산층을 위한 공개 연주회가 오래 전에 시작됐지만 '심포니 전용홀'의 역사는 매우 짧다. 로열페스티벌홀(2900석), 바비칸 홀(1989석)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무대가 없다. 로열페스티벌홀에는 LPO, 필하모니아, 계몽시대의 오케스트라가, 바비칸홀에는 LSO가 상주 악단으로 활동 중이다.

무대가 턱없이 부족해 런던에서는 성당에서 음악회가 자주 열린다. 런치 타임 콘서트로 유명한 세인트 마틴 인더 필스 성당이 대표적이다. LFO도 1992년 워털루역 인근의 창고를 개조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피카딜리의 세인트 제임스 성당에서 연주했다.

최근 아예 버려진 성당을 콘서트홀로 개조하는 경우도 있다. LSO가 지난해 3월 허물어져가는 세인트 루크 성당을 개조해 연습실 겸 레코딩 스튜디오, 교육센터로 만든 데 이어, 로열필하모닉(RPO)도 지난달 첼시의 슬런 스퀘어 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교회당을 900석짜리 공연장으로 개조한 '캐도건 홀'에 입주했다. 캐도건은 이 건물의 주인인 부동산회사의 이름이다. 공연장 겸 레코딩 스튜디오로 활용될 이 무대는 바비칸홀 개관 후 22년 만에 런던에 처음 문을 연 심포니홀이다. 총예산 1500만파운드(약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백스테이지.분장실.레스토랑까지 갖췄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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