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20득점 7도움 … 강병현 ‘오늘은 내가 코트의 태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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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강병현이 삼성과의 경기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강병현은 이날 양팀 통틀어 국내 선수 중 최다인 20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주=연합뉴스]

전태풍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강병현(24·1m93㎝·KCC)은 리그 최강인 삼성 가드진을 상대로 전태풍을 뛰어넘는 슛 감각과 패스 능력을 선보였다. KCC는 1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프로농구에서 삼성을 90-80으로 꺾었다. KCC는 5연승을 달리며 13승7패를 기록했다. 동부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선두 모비스와는 1경기 차다. 1, 2라운드 삼성에 당한 패배도 멋지게 되돌려줬다. KCC는 올 시즌 가장 먼저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둬 기쁨이 두 배였다. 삼성은 3연승을 마감하며 10승8패가 됐다.

KCC는 주전 가드 전태풍이 코뼈 골절로 수술을 받아 전력에 구멍이 생겼다. 전태풍은 팀 내 득점 1위(15.9점)로 돌파와 폭발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급 가드다. 그가 빠지는 2주간이 고비였다. 지난달 29일 SK전에서는 임재현과 정의한이 번갈아 나서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날 상대는 명품 가드진을 보유한 삼성이었다. 독감에 걸린 이상민까지 복귀해 선수층이 한결 두꺼워졌다. 허재 KCC 감독은 “임재현과 정의한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그러나 허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건 그 둘이 아니었다. 강병현은 두 가드가 꽁꽁 묶이자 실타래를 풀어줬다.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도맡아 경기를 지휘했고 과감한 슛으로 림을 갈랐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20득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태풍의 공백 우려를 싹 지워버렸다.

강병현은 58-57로 한 점 앞선 채 시작한 4쿼터에서 삼성 수비진을 뚫은 뒤 아이반 존슨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존슨은 투핸드 덩크를 찍은 뒤 환호했다. 강병현은 다음 공격에서 자유투 두 개를 넣었고 3점슛을 꽂아 삼성의 힘을 뺐다. 자신감 있는 돌파와 패스로 삼성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4쿼터 중반 점수 차는 10점 넘게 벌어졌다. 앞선에서 강병현이 경기를 지휘하자 포워드와 센터도 신을 냈다. 하승진은 12득점·13리바운드로 시즌 10번째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존슨은 올 시즌 개인 최다인 33득점을 몰아쳤다.

서울에서는 KT&G가 홈팀 SK를 66-60으로 꺾고 SK를 8연패로 밀어넣었다. KT&G는 2쿼터까지 32-15로 크게 앞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SK는 주희정·방성윤·김민수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뛰고도 역대 정규시즌 전반 최소득점(15점)의 수모를 당하며 완패했다.  

김우철 기자


◆프로농구 전적 (1일)

▶전주 KCC(13승7패) 90 - 80 삼성(10승8패)
▶잠실 SK(7승13패) 60 - 66 KT&G(6승1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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