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여섯돌 대학로 '라이브 극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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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라이브 극장은 국내 라이브 극장의 대명사다.

국내 음악계에서 '진짜 음악을 한다' 고 자부하는 가수치고 이곳 무대에 서보지 않은 가수가 없고, '공연을 사랑한다' 는 음악팬치고 이곳 객석에 앉아보지 않은 이가 드물 정도다.

1994년 문을 열어 오는 30일로 개관 6년을 맞이하는 라이브 극장이 최근 관객 1백만명을 돌파했다.

3백석짜리 객석에서 가수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한걸음 한걸음 발자욱을 찍듯이 꾸준하게 라이브 문화를 일궈온 성과다.

1백만명의 관객이 라이브 극장을 다녀가는 동안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이 이곳에서 배출됐다.

김경호.리아.자우림.여행스케치.이은미.윤도현밴드 등이 바로 대표적인 가수들. 공연 횟수에선 여행스케치가 2백85회로 최다를 기록했고, 관객수에선 1백49회의 공연을 통해 18만4천1백56명을 동원한 김경호가 1위다.

젊음의 거리로 통하는 대학로에 자리잡고 있지만 97년 중장년층을 위한 골든쇼를 기획했던 것도 라이브의 성과로 꼽힌다.

당시 조용필.심수봉.김수희.이선희 등의 쟁쟁한 가수들이 이 무대에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이들로부터도 호응을 얻었던 것.

라이브 극장 대표 이종현씨(38)는 "공연이 있는 날이면 일찍 공연장으로 나와 철저하게 리허설을 갖던 조용필씨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면서 "작은 무대였지만 카리스마가 넘치는 그의 공연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보람이었다" 고 말했다.

98년 7월엔 심야 스탠딩 라이브를 기획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상민.이은미.강산에.리아로 이어졌던 스탠딩 라이브는 관객이 공연을 서서 즐길 수 있도록 했던 것. 그러나 이씨는 "아직도 국내 관객들은 서서 공연을 즐기는 것을 어색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면서 "스탠딩 라이브 정착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고 말했다.

이씨는 라이브 극장의 가장 큰 아쉬움을 '프로그램의 부족' 으로 꼽는다.

공연의 절대적인 프로그램이 가수인데 앨범 내는 가수와 콘서트가 가능한 가수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것도 이런 아쉬움을 더하는 요소다.

"대중은 다양한 음악을 즐길 권리가 있는데 방송은 가수들의 다양한 색깔을 담아내지 못하잖아요. 가수들도 이젠 단선적인 마케팅 방식을 벗어나 라이브 클럽과 공연장, 그리고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야 합니다."

라이브 극장은 지난해 ㈜라이브 엔터테인먼트란 타이틀로 벤처사로 등록돼 드림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 안으로 대학로에 5백석 규모의 라이브 극장을 신설할 예정이며 오는 5월 1일 오픈할 음악 포털사이트(http://www.live.co.kr)로 라이브 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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