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자 염기서열 해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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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의 유전자연구기업인 셀레라 제노믹스사는 6일(현지시간) 인간의 유전자 염기서열 해독을 완료하고, 완전한 유전자 해독을 위해 이를 바른 순서대로 조합하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의 크레이그 벤터 회장은 이번의 성과가 인간게놈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 가 될 것이라면서 "이제 한 사람의 염기서열 분석을 끝낸 만큼 앞으로는 컴퓨터를 이용, 인간 게놈을 배열하는 작업을 벌일 것" 이라고 말했다.

셀레라사가 완료한 작업은 두 가닥으로 이뤄진 유전자를 한가닥씩 분리한 뒤 여러 토막으로 자르고, 각각의 토막에서 유전자의 암호를 이루고 있는 아데닌(A).시토신(C).티민(T).구아닌(G)의 네가지 염기가 어떤 순서대로 배열됐는지를 밝힌 것이다.

셀레라사는 '샷건 테크닉(전 유전자 무작위 분쇄법)' 이라는 첨단기술을 개발해 미국.영국 등이 정부 주도로 행하고 있는 인간게놈 프로젝트(HGP)보다 빨리 이 단계 연구를 마쳤다.

이 연구는 인간 유전자 전체를 규명하는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중간단계에 해당되지만 각각의 토막들이 서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밝히는 어려운 작업을 남기고 있어 이것만으로 염기해독이 완료됐다고는 할 수 없다.

셀레라사는 앞으로 3~6주에 걸쳐 대형 컴퓨터를 이용해 각 토막의 연결점을 찾아 전체 유전자를 정확한 순서로 배열하는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또 앞으로 각기 다른 5명의 유전자를 이용, 최종적인 인간게놈 지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계획도 공표했다.

◇ 인간게놈〓각 인간세포 속의 DNA를 만드는 약 35억개의 화학물질인 염기의 정확한 서열을 나타내는 생물학적 지도. 염기의 배열순서에 따라 인체의 각종 생리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8만~10만개의 인간 유전자가 만들어진다.

이를 완전하게 해독하면 당뇨 등 유전에서 비롯되는 많은 질병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고 치료방법을 쉽게 찾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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