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을 말한다] 스파이크 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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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44세의 젊은 나이에도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감독으로 꼽힌다.

감독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연기.기획.시나리오.편집 등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만능 영화인이다.

그가 백인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이 '섬머 오브 샘' 이 처음이라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작품은 본인의 뜻이야 어떻든 인종문제가 주조를 이룬다.

자연히 폭력.섹스.외설.마약 등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그의 작품은 발표 때마다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미국 영화계에서는 그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늘 조심스럽게 대한다.

메이저사 관계자들 간에는 스파이크 리 손에만 가면 작품이 편협해지고 독단으로 흐른다는 평이 오간다.

오는 7월 촬영에 들어가는 무하마드 알리의 일대기 연출이 '인사이더' 의 마이클 만에게 돌아간 것도 제작사인 컬럼비아사가 그의 '과격성' 을 염려했기 때문이라는 것.

"흑인 이야기는 흑인만이 할 수 있다" 는 것이 그의 지론. 그래서 알리 전기영화를 놓친 뒤에 가슴앓이가 대단했다는 후문이다.

뉴욕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데뷔 20년만에 스무 편을 연출했으며 대표작은 '똑바로 살아라' '맬컴 X' '정글 피버' '걸 6' 등이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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