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타미플루 내성 환자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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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가 듣지 않는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인플루엔자대책본부 권준욱 과장은 “10월 29일 신종 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5세 남아로부터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 균주를 분리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에서 타미플루 내성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는 모두 75건의 타미플루 내성 신종 플루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들은 모두 특정한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났으며, 다른 치료제인 리렌자에는 내성을 보이지 않았다. 국내 사례도 마찬가지였다.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10월 29일 발열과 기침·콧물 증세로 인근 병원을 찾아 당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부터 11월 2일까지 정해진 기간인 5일 동안 하루 2회씩 타미플루(30㎎·체중 15㎏ 미만 용량)를 복용했다.

그러나 투약 후에도 열이 계속 나고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악화하자 병원 측은 5일 신종 플루 검사를 다시 실시했다. 이 검사에서 또 양성이 나오자 병원 측은 타미플루 용량을 높여(60㎎) 다시 투여했다. 질병관리본부 검사 결과 5일 채취한 검체는 양성, 6일 채취 검체는 음성으로 나왔다. 재차 타미플루를 복용했을 때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의미다. 이 환자는 13일 완치 후 14일 퇴원했다. 타미플루 내성을 보일 때는 통상 리렌자를 복용하면 되지만 이 환자는 7세 미만이라 타미플루를 반복 투약했다. 리렌자는 7세 이상만 투약이 가능하다.

권 과장은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으면 하루 두 번씩 5일간 정확하게 복용해야 한다”며 “증세가 완화됐다고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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