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제작 공약으로 반장선거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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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학급 회장이 되면 홈페이지를 만들어 인터넷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번 학기 초 반장 선거에서 당선된 김가현(11.여.서울 압구정초등 4)양은 지난 16일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가며 며칠 밤을 새워 학급 홈페이지

(http://www.freechal.com/fourbyfour)를 완성한 것이다.

홈페이지가 만들어지자 선생님과 친구들이 더 좋아했다.

김양은 "개통 2주 만에 같은반 친구들 38명 중 20명이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했다" 라고 자랑했다.

홈페이지도 학교의 축소판이다.

담임교사가 전달 사항을 올려놓는 '따끈따끈한 소식' ,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손님 들어오세요' 등에 접속만하면 학생.학부모.교사가 서로 소식을 전할 수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0시에는 같은 반 친구들끼리의 정기 채팅을 한다.

또 "우리 반에서 가장 귀여운 아이는" 등의 설문 조사를 펼치는 '투표' 코너는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김양의 학급 홈페이지 제작에는 아버지 김내경(38.회사원)씨의 도움이 컸다. 학급회장 선거 공약 마련에 고심하던 딸에게 홈페이지 제작 '공약' 을 주었다.

직접 학교를 찾아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띄우고 반 친구들에게 인터넷 접속법을 가르치는 것도 김씨의 몫이었다.

김양은 "학원에 다니느라 같이 놀 시간이 없어 별로 친하지 않던 반 친구들이 홈페이지가 생긴 뒤부터는 서로 너무나 친해졌다" 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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