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화제] 대구 달서구청, 파산동을 호산동으로 개명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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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감이 좋지 않은 파산동 이름을 바꿔 주세요."

대구 달서구청이 파산(巴山)동을 호산(虎山)동으로 동명(洞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와룡산의 용(龍)과 어울리게 호랑이 호(虎)자를 동명에 넣기로 한 것이다.

파산동은 일제시대 파산동과 파호동 사이의 돌무덤에서 뱀이 많이 살았다고 '큰 뱀 파(巴)'자를 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러나 기업의 '파산'과 같은 발음이어서 주민.기업 등의 동명 변경 요구가 많았다. 최근에는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려는 대구시가 달서구청에 동명 변경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부지(18만평)에 입주할 기업들이 동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대구시는 파산한 삼성상용차 부지와 건물을 지난해말 사들여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00년 7월에는 삼성상용차가 파산하자 주민 요구로 동명변경이 추진됐지만 주민 의견서 회수율이 68.3%에 지나지 않아 무산됐다. 주민 80% 이상 찬성과 행정자치부 승인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회수된 의견서의 97%는 동명 변경에 찬성했다.

달서구청은 이에 따라 17일 삼성 한국형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뒤 10월 15일까지 우편으로 주민의견서를 돌려받기로 했다. 파산동 주민 3716가구의 80% 이상 찬성을 받은 뒤 구.시의회 의견수렴, 행자부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동명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의견서 회수율이 낮으면 가정방문을 통해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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