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수교회담 일 다카노대사 인터뷰] "북에 남북대화 촉구할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국의 대북(對北)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대응을 일본 정부가 기대하고, 희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겠습니다."

다음달 4~8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일 수교교섭 본회담을 앞두고 일본측 수석대표인 다카노 고지로(高野幸二郞.58) 북.일 수교담당 대사는 28일 본지와의 회견에서 북측에 남북대화를 촉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번 본회담의 의의는 무엇인가.

"7년반 전에 유감스럽게도 일.북간 수교교섭이 중단됐다. 북한과는 이웃나라이면서도 비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는 일본 외교의 숙원이다. 이를 위한 회담이 시작되는 것이 기본적인 의의다. 남.북, 북.미 회담에 이어 일본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함으로써 동아시아지역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이 지역의 평화.안정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 회담에 임하는 기본 입장은.

"여러 문제에서 북한과는 입장 차이가 있다. 조금씩 합의의 폭을 넓혀나갈 작정이다. 다만 급속도로 전반적인 藍품?이뤄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성의를 갖고 꾸준히 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회담 의제는.

"일본은 이번 회담을 (과거 8차례의 회담에 이은) 9차례의 교섭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의제는 예전 것(기본.경제.국제.기타문제)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다. 북한도 현재까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의제는 4개가 될 것으로 본다."

- 북한의 식민지 지배 배상 요구와 관련해선 대북 경제협력을 통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과거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 때 이뤄졌던 일괄타결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아직 그런 해결방법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 북한의 일본인 납치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 '납치문제' 는 일본인의 생명과 관계된 매우 중대한 문제다. 본회담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로 일본 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언급할 방침이다. 다만 북한 적십자회측에서 확실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북측의 조치를 지켜보겠다."

- 북한의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응은.

"미사일 개발.생산.배치.수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자제를 요청하겠다."

- 북한측 인사와 접촉한 일이 있는가.

"공식적.비공식적으로 북한 사람과 만난 적이 없다.이번이 처음이다."

- 회담 전망은.

"쌍방의 입장 차이가 있는 만큼 상당히 어려운 교섭이 될 것으로 본다."

다카노 대사는 1964년 외무성에 들어간 뒤 국제경제1과장, 보도과장, 총리부 국제평화협력본부 사무국장,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거쳤으며 올 3월 현직에 임명됐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