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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체 할인경쟁 갈수록 치열 "뚝 잘라 반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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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패스트푸드업계의 가격인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정 메뉴의 가격을 절반 가까이 뚝 잘라 파는 것은 기본이다. 할인 대상도 갈수록 늘고 있다. 출혈을 불사하는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얼핏 보면 백화점이나 할인점들이 쓰는 '미끼상품' 세일 전략과 흡사하다. 미끼상품이란 특정 상품을 원가 이하 등으로 싸게 팔면서 다른 상품의 매출을 유도하려는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패스트푸드업계의 가격인하 싸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 붙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반짝' 하고 말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쟁이 가열되면서 매월 할인메뉴가 바뀌고 있다. 새로 나온 제품에는 할인행사가 필수코스처럼 돼버린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할인행사 품목이 바뀔 때마다 4억~5억원 이상을 쏟아부어 TV광고를 하는 등 물량공세도 만만치 않다.

소비자들은 반가운 일이지만 업체들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지난 2월 초부터 40여일간 1천원짜리 '후렌치후라이' (감자튀김)를 5백원에 판매했던 맥도날드. 평소에 전체 메뉴에서 5%에 불과했던 후렌치후라이의 매출 비중이 행사기간에는 10%로 껑충 뛰는 성과를 거뒀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감자 튀김이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는 메뉴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며 "감자튀김만 먹으러 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이에 힘입어 7백원 하던 아이스크림 콘 가격을 3백원으로 내려 고객들을 끌고 있다.

또 다음달 23일까지 전국 1백82개 매장에서 노래자랑 이벤트를 열어 참여고객에는 3천원짜리 햄버거 빅맥을 1천원 할인해주는 쿠폰을 주고 있다.

버거킹은 다음달 말까지 전매장에서 불고기 와퍼 대축제를 열어 2천1백원짜리 주니어 제품을 1천4백원에 판다.

롯데리아는 이달 말까지 새우버거를 절반 값인 1천원에 팔고 새로 출시한 컵아이스크림(5백원)을 다음달 30일까지 2백50원에 판매한다고 밝혀 다른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은 8백원에 팔던 비스킷을 이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4백원에 팔고 있다. 닭 가슴 튀김요리의 일종인 텐터스트립스(8백원)도 절반 값인 4백원에 내놓을 계획이다.

KFC 관계자는 "미끼상품으로 메뉴를 내놓으면 매출이 가격인하 전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뛰어오른다" 면서도 "워낙 할인폭이 커 재료비 등을 빼면 실익이 거의 없으나 다른 점포와의 경쟁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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