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 부채질"… 이 총재, 광주서 DJ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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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2일 호남을 찾았다.

전날 독감으로 하루를 쉴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지만 전남 무안-신안(安熹錫 위원장), 광주 동(趙俸勳 위원장).서(沈安燮 위원장).북을(姜景求 위원장), 전주 완산(林廣淳 위원장)지구당대회에 빠짐 없이 참석했다. 득표의 경제성을 따지기보다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광주대회에서 李총재는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김대중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정권" "혼탁선거를 부채질하는 검은 정권" "대통령에 대한 하야(下野)요구가 있을 수 있다" 고 했다.

민주당과의 양당구도로 굳어진 만큼 야당의 선명성을 한층 높이겠다는 의도란 것. 지역감정 문제에 대해 李총재는 "정치인들이 악용해 망국적인 감정으로 만들었다" 며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이곳에서 야당이 30%, 40%를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 고 당부했다.

李총재는 "金대통령이 대구에서 5.16 때 지역감정이 촉발됐다고 발언하면서 지역감정 문제가 불거졌는데 이제 뒤로 빠져 야당의 문제인 것처럼 됐다" 고도 주장했다.

그는 국부 유출과 국가채무, 한.일 신어협, 한.중어협을 언급하며 여당의 경제회복론을 반박했다. "겉으로 제법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경제구조를 망가뜨리고 있다" 며 "국민의 고통과 생업.이익을 도외시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병역비리에 대해선 "야당 의원만 문제를 삼는 처사에 한없이 슬픈 생각이 든다" 고도 했다.

광주〓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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