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거래소서 '쓴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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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들어 지금까지 5조원 가까운 돈을 거래소 시장에 쏟아부었으나 수익률은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올들어 순수하게 70만주 이상 사들인 종목은 모두 38개로 이중 20%인 7개 종목만 연초보다 주가가 오르고 나머지 31개 종목은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 종목가운데는 제일기획이 73.45%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아남반도체(49.58%).삼영전자(23.84%)도 효자종목으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거래소 시장의 대형 주도주 투자에서는 대부분 손실을 봤으며 특히 서울증권.삼성증권.LG투자증권.굿모닝증권 등 증권주 투자에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들이 시장 주도주로 보고 사들인 종목 중에서도 대우가 61.54%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강관(-43.56%).LG전자 우(-46.99) 등은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올들어 지난 21일 현재 외국인들이 거래소 시장에만 쏟아부은 돈이 무려 4조8천5백4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들이 나서면 침체됐던 장이 되살아나 차익을 챙겨갔지만 최근 장세에서는 외국인들조차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전략이 빗나간 것은 지난해 상장사들의 잇따른 증자로 인해 시장의 수급이 완전히 깨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거래소 시장에 쏟아져 나온 유상증자 물량은 33조4천억원에 달했으며 무상증자도 1조1천7백억원이었다.

대신증권 시황담당 오병화 대리는 "수급은 재료보다 무섭다는 말처럼 외국인들도 수요를 초과하는 물량공급에는 맥을 못추고 있다" 며 "특별한 계기가 오기 전에는 외국인들이 수익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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