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택시 기사들 '치안 통신원' 맹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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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산신도시에서 택시 영업을 하는 박진규(朴鎭奎.39.백송콜택시)씨는 요즘 '달리는 보안관' 으로 불린다.

온종일 핸들을 잡고 신도시를 누비는 그의 눈빛은 수사관 못지 않을 정도로 예리하다. 경찰서 상황실과 곧바로 연결되는 무전기를 차에 갖추고 다니며 '움직이는 민간경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18일 오후 9시50분쯤 일산 뉴코아백화점 네거리에서 직진신호가 들어왔는데도 운전자가 엎드려 있는 장면을 발견했다. 음주운전을 금방 알아낸 것이다.

지체없이 무전기로 일산경찰서 상황실에 알렸다. 만취상태로 차를 몰던 40대 남자는 1.5㎞ 떨어진 태영프라자 네거리에서 신고후 3분만에 출동한 경찰에 단속됐다.

지난 7일 오전 1시15분 쯤에는 주엽역 앞에서 뺑소니 사고를 경찰에 신고, 5분여만에 뺑소니 운전자 吳모(28)씨를 붙잡도록 도왔다.

일산신도시 택시기사 4백3명이 지난달 25일부터 '달리는 치안통신원' 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백송콜.블루콜.세기상운 소속인 이들은 무선통신망을 갖추고 범죄발견시 즉각 경찰 상황실에 신고한다.

또 뺑소니 사고 등 사건발생 시 상황실로부터 무선연락을 동시에 받고 현장에서 차량이나 용의자 추적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일산경찰서에 방범신고센터를 운영한후 20여일이 지난 현재 뺑소니.음주운전.교통사고.도로에 돼지 출현 등 모두 12건의 사건.사고를 즉시 처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사들은 다음달부터는 도로 정체상황까지 무전으로 알려 원활한 교통소통에도 한몫할 계획이다.

일산경찰서 신동곤(申東坤.48.총경)서장은 "이들이 시내 구석구석을 온종일 돌아 다니며 치안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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