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 대표자 없어 시드니행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한국여자마라톤이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 마감시한을 한달여 앞두고 올림픽 출전을 위한 A기준기록(2시간33분F) 통과자가 한명도 없어 위기를 맞고 있다.

기준기록 통과자가 없으면 참가에 의의를 두는 올림픽 정신에 따라 B기준기록(2시간33분01초~2시간45분F) 보유자 1명을 시드니에 보낼 수는 있으나 입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남자마라톤은 지난달 도쿄대회에서 한국신기록(2시간7분20초)을 수립한 이봉주(서울육련)와 동아대회 우승자 정남균(한국체대) 등 두장을 확보하고 있고 백승도(한전)와 형재영(조폐공사)이 나머지 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자마라톤은 국가대표 윤선숙과 배해진(이상 도시개발공사)이 지난 12일 나고야대회에서 중도포기하면서 올림픽의 높은 벽이 현실로 다가왔다.

19일 동아대회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으나 1위 박고은(수자원공사)이 A기준기록에 6초 미치지 못하는 2시간33분06초에 골인했고 서옥연(코오롱).오정희(서울육련) 등 기대주들도 컨디션 난조로 각각 2시간36분대와 41분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다음달 로테르담 대회에 도전하는 권은주(서울육련)가 유일한 희망이 됐다.

권은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 보유자여서 A기준기록 통과가 유력시되나 풀코스 완주경험이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다.

한국은 1984년 LA올림픽에서부터 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여자마라톤에 1~2명의 선수를 출전시켜왔으나 기권 또는 하위권에 머무는 저조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여자마라톤이 모처럼 일기 시작한 마라톤 중흥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 며 우려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