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뿌리가 바뀐다] 3. 여론프리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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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NGO가 정치에 참여한다면 지지하겠는가. "

지난주 조인스닷컴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는 유럽의 녹색당 등을 염두에 두긴 했으나 우리에겐 아직 현실성이 적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의외로 지지와 반대가 50%씩 정확히 양분됐다.

NGO가 직접 정치에 참여한다는 데 거부감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과 같은 '정치의 위기' 상황에선 차라리 참여하면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절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의견쓰기에서 주요 논점은 'NGO가 도덕적 순수성을 지켜야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권력일 수밖에 없는가' 로 모아졌다. 적지 않은 네티즌은 NGO의 도덕적 순수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이용철(qtronix@hanmail)씨는 "감시자의 역할을 넘어설 경우 오히려 본연의 힘을 잃을 수 있다" 고 우려하고 "도덕적 순수성을 지킬 때에만 권력을 지속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고 강조한다.

심혜승(blblanc@unitel.net)씨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민단체가 새로운 권력이 될 경우 결국 '군소정당이나 시민운동 지도자들의 정치적 입신(立身)을 위한 기관으로 전락' 하게 될 것이라 우려했다.

반론도 많았다. 반론의 주요 논지는 '권력이동의 현실을 인정하자' 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표적으로 김형민(c2k1y1@chollian.net)씨는 시민운동의 권력화는 방법상의 문제를 본질적 문제와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치권력의 중심축이 21세기에는 시민사회로 옮겨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치가 정치인이나 국회의 전유물만은 아니라고 전제한 金씨는 국가나 기득권층을 감시하는 시민운동을 새로운 개념의 권력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그 권력은 필연적으로 정치적 '힘' 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김창호 학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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