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대구 수성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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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밀려오는 1백30여척의 적선 앞에서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 던 이순신 장군의 비장한 각오로…. " 지난 11일 오후 대구 시내 경북고 강당에서 열린 자민련 수성갑구 지구당대회.

4선 도전의 박철언(朴哲彦)의원은 강한 투지를 보였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그를 가리키며 "대구.경북의 차세대 지도자" 라며 '큰일 할 사람' 에게 몰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맞수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전 포철회장. 朴의원의 경북고 6년 선배다. TK지역내 한나라당 바람을 일으키라는 특명을 받고 투입됐다.

두 사람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같은 빌라(신동아)에 산다. 1998년 6월 지방선거 때는 朴의원이 金전회장을 자민련의 대구시장 후보로 모시려는 각별한 노력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달 말 대구 시내 한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잘 싸워보자" 며 무덤덤하게 헤어졌다고 한다.

朴의원은 "金전회장은 YS맨이고, 한나라당은 김윤환(金潤煥)의원을 쫓아내 TK를 배신했다" 며 파상공세 중이다.

"자민련은 배은망덕한 민주당과 결별했다" 며 지역의 '반(反)DJ정서' 도 건드린다. 측근들은 탄탄한 조직과 자금력을 들어 "여기는 난공불락의 요새" 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金전회장측은 "朴의원 조직은 97년 대선 때 DJ 선거운동을 했다" 며 "박철언은 '대구의 이인제' " 라고 반격 중이다.

또 "한나라당이 유일야당이라는 '1야(野)3여(與)' 론이 확산되고 있다" 며 승리를 외치고 있다. "공천파동은 미풍(微風)일 뿐 한나라당 바람이 태풍" 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박남희(朴南姬.경북대 교수)위원장의 사퇴로 최근 교체된 강기룡(姜基龍)위원장은 "지역정서 벽을 헐겠다" 며 여당의원 지역발전론을 편다.

이곳에서 두번 출마.낙선한 권오선(權五善)위원장은 민국당 후보로 표밭을 누빈다.

대구〓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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