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감시받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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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에서 요즘 '몰래 카메라' 논란이 뜨겁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시 당국은 2010년까지 주요 공공장소에 20만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다. 설치는 8월 중순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에 온 신경을 기울이는 시는 치안문제 해결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사생활 침해'가능성이 크다면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시민은 "상하이의 총 면적이 6000여㎢라고 할 때 1㎢당 300개의 카메라가 설치되는 셈"이라면서 "신호등보다도 몰래 카메라가 많다는 뜻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만개라는 숫자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면서 "카메라가 설치되는 곳은 주로 대형 공공장소나 기관이며, 시민들의 사생활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주택지역 등에는 최소한의 개수만 설치된다"고 해명했다.

시 공안국은 카메라가 크고 작은 형사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촬영된 화면은 광케이블을 통해 공안국 등 관련 부서에 화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공안국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의식, "촬영된 내용은 내부자료로만 쓰일 것이며 비밀제도를 엄격히 적용하고, 저장된 자료는 일정기간 후 반드시 폐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상하이 문화국은 최근 청소년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PC방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어 '몰래 카메라'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문화국은 올해 말까지 시내 전역의 PC방 1350곳에 있는 컴퓨터 11만대에 카메라 등 감시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PC방에는 이미 감시시스템 구축이 시작됐다.

문화국은 "PC방은 하나의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보안감시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다"면서 "PC방 위법행위나 온라인 보안문제에 대한 감시를 주로 하게 될 것이며, 개인생활은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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