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심태섭씨 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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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나이 70대 6.25 참천 용사가 아들의 도움으로 50년만에 화랑무공훈장을 찾았다.

1949년 1월 육군에 입대, 한국전 당시 제61통신단 하사로 참전한 아버지 심태섭(沈泰燮.76)씨와 현재 국군 제3통신단 67통신대대에 근무하고 있는 심영석(沈永錫.46.대전시 서구 둔산동)군무원이 그 주인공.태섭씨는 전쟁 당시 각종 전투에 참여한 뒤 1955년 전역했다. 그러나 전쟁 후유증으로 20년전부터 중풍과 함께 언어장애로 병상에 누워 있다.

아버지 생전에 무엇인가 보람을 찾게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해 온 아들 영석씨는 지난달부터 국방부가 시작한 '6.25 참전용사 무공훈장 찾아주기 운동'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듣게 됐다.

그는 즉각 관련 내용을 파악한 끝에 아버지가 '화랑무공훈장' 대상자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아버지의 군번을 몰라 정확한 군적(軍籍)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어머니 김정길(金貞吉.70)씨가 남편의 군번(2103344)을 정확하게 기억해낸 덕분에 아버지의 전공을 예상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영석씨는 10일 오전 공군본부로부터 훈장을 인계받아 집에서 아버지 가슴에 직접 훈장을 달아 주었다. 훈장을 본 태섭씨는 눈물만 흘렸다.

어머니 金씨는 "아들 덕에 남편이 훈장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 며 "남편 생전에 가장 값진 선물이 됐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석씨는 "아버지께서 훈장을 받았으니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며 "아버지가 훈장 수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군 통신업무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전쟁 무용담을 듣고 자란 영석씨는 80년 공군 통신병으로 병장 만기제대한 뒤 곧바로 공군 통신군무원으로 다시 들어가 2대째 군 통신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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