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최고 25% 할인에 무이자 융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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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미분양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값을 10% 이상 깎아 주고 무료로 관련 시설을 설치해 주는가 하면 평형을 줄여 재분양하는 등 판촉에 몸부림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계약자들 가운데 일부는 할인 판매에 대해 형평성을 주장하며 항의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미분양 상태가 계속될 경우 전체 아파트 가치가 떨어지므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대부분 묵인하는 편" 이라고 말했다.

◇ 얼마나 싸게 파나〓동아건설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 동아아파트 2~5가구를 사면 가구당 5백만~1천2백57만원씩 차등 할인해 주고 있다.

벽산건설은 중랑구 신내동 벽산아파트를 최초 분양가보다 1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서대문구 북아현동 경남아파트도 평형 및 층수에 따라 10% 내린 값에 살 수 있다.

서울 남가좌동 삼성아파트는 1층 계약자에게 최고 5%까지 분양가를 깎아주고 경기도 시흥 연성1지구 동아아파트는 잔금 선납을 조건으로 최고 25%까지 싸게 판다.

◇ 넉넉한 융자, 걱정없는 중도금〓지난해 10월 서울 정릉에서 아파트를 분양했던 우성건설은 현재 24, 25평형 미분양분 구입자에게 입주 지정일까지 2년여 동안 6천만원의 무이자 융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아건설도 정릉 동아 아파트 미분양분 계약자에게 4천만원 선의 중도금 3회 무이자 융자를 알선해주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수원 정자지구 미분양아파트를 계약금 10%만 받고 나머지 금액은 중도금 없이 입주 때 한꺼번에 내도록 하는 조건으로 판매 중이다. 경기도 남양주 청학 주공아파트는 계약금을 13%로 줄이고 잔금도 33평형의 경우 최고 5천만원까지 4년(연리 9%)동안 나눠낼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다.

김포 불로 동부아파트는 24평형에 대해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융자알선해 중도금 부담이 전혀 없다. 서울 미아동 SK북한산시티의 경우 1층은 중도금을 잔금으로 이월해주고 2층은 중도금을 40%만 내도록 하는 방법으로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 평형.마감재도 "바꿔"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시 성복리에서 54, 75평형 첼시빌 8백19가구 분양에 나섰던 벽산건설은 75평형에서 미분양이 많이 생기자 75평형 일부 동(棟)을 12월 65평형으로 바꿔 재분양했으며 이달 말쯤 다시 65평과 75평형 미분양분을 51평형 3백87가구로 변경해 내놓을 예정.

SK건설은 올 6월 입주가 시작되는 부산 명장 아파트(1천3백74가구)미분양을 해소하고 입주자에 대한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 1997년 6월 분양 당시의 인테리어를 가구당 1백40만원 정도를 투입, 최신 모델로 교환 설치해 주고 미분양아파트에 대해서는 최고 8천만원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

또 지난해 12월 분양을 시작한 용인 서천SK 아파트를 계약하면 학기당 14만~20만원에 이르는 인근 경희대 평생 교육원 과정을 10년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 이런 점에 주의하라〓미분양 아파트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가 많고 입지가 좋지 않거나 비로열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구입에 다양한 혜택이 있더라도 입지여건.가격 경쟁력에서 문제점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택을 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싸게 파는 경우 할인 폭보다 할인 비용과 입주 시점까지 투입되는 금융비용, 인근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고 현장 방문을 통해 교통.입지 여건을 살펴 봐야 한다.

내집마련 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고 할인금액 만큼의 가격 경쟁력은 오래된 아파트가 아니라 지은 지 1~3년 된 신규 아파트나 분양권과 비교해 봐야한다" 고 말했다.

김남중.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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