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참여연대 추천 사외이사 경영 참여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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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LG그룹 계열사인 데이콤이 이사회에 우리사주조합과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데이콤은 또 사외이사가 3분의2 이상 참여하는 감사위원회에도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참여시켜 계열사간 내부거래나 사모(私募)방식으로 주식관련사채를 발행할 때 일일이 이들에게 승인을 받기로 했다.

현대중공업.SK텔레콤은 올해부터 전체 이사의 50%를 사외이사로 하고, 삼성전자는 내부 거래의 금액 한도를 자본금의 10%에서 1백억원으로 낮추기로 하는 등 시민단체의 타깃이 되고 있는 대기업들이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권한을 보호하는 방안을 잇따라 채택하고 했다.

데이콤 정규석(丁奎錫)사장은 7일 "데이콤은 앞으로 인터넷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나가면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거나 타회사에 출자할 일이 많다" 고 전제, "이같은 일을 투명하게 해나가기 위해 참여연대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주조합 및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경영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고 밝혔다.

데이콤은 이에 따라 올 주총에서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그 중 절반(2명)을 소액주주 대표격인 참여연대가 추천한 인물을 참여시킬 방침이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회사는 내년부터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하고 있는데, 데이콤은 이를 1년 앞당겨 실행하는 셈이다. 데이콤은 계열사간 내부거래는 규모가 작더라도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데이콤은 이와 함께 감사위원회가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주식의 3자배정▶사모 방식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타법인 출자 및 계열사간 자금출자.대여.보증 등을 사전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회사자금이 대주주의 친인척이나 계열사 등에 변칙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날 데이콤측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참여연대의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데이콤이 소액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감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한 것은 놀랄 만한 진전" 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과 SK텔레콤은 '내년부터는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의 절반이 돼야 한다' 는 규정을 올해부터 앞당겨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이번 주총에서 전체 이사(12명)의 절반인 6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타법인 출자.가지급 등 내부거래의 금액 한도를 자본금의 10%에서 1백억원으로 낮춰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용택.송상훈.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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