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새로운 대안 “자기주도학습”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지도사의 역할 커져
사교육 거품 걷을 수 있는 게기로..

지난 11월 10일 KBS1 TV에서 방영된 시사기획 쌈 ‘우등생의 조건 學而時習之’ 편에서는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내용들과 사례가 소개되었다.

프로그램은 사교육 열풍 속에서 공부와 씨름하고 싸워야 하는 학생들에게 시선을 먼저 맞춘다. 제작진은 한 학원의 초등학생과 중학생 교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이들의 학습 태도를 관찰했다. 숙제를 많이 내주기 원하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학원은 학생들이 소화하기엔 너무 많은 숙제를 내주고 있었고,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아무 답이나 찍거나 친구 숙제를 베끼고 있었다. 무리하게 학습진도를 빨리 나가다 보니 내실 있는 수업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밤이 늦을수록 수업 태도는 나빠지고 강사와 학생들의 긴장감이 깊어가는 모습이 소개되었다.

이런 모습은 현재 우리 교육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예 일 것이다.
사교육에 찌들린 아이들의 모습이 새삼스러울 것 없는 우리네 교육에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일까?

방송은 우등생일 수록 자습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설문 조사 자료로 제시하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과 시간의 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다.

상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의 차이는 배운 것을 스스로 익힐 시간을 확보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울대생과 대치동 상위권 학생들은 익히기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조사 결과, 상위권 학생은 매일 1시간 40분, 중위권 학생은 1시간 20분, 하위권 학생은 1시간 10분 정도 스스로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간은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익히는 복습을 말한다.

또한 학력 평가 전국 1위를 기록한 일본 아키타현의 사례와 최근 국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자기주도학습’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많은 숙제와 많은 문제풀이가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학생들은 분량에 쫓기다 보니 생각 없이 베끼기, 채우기에 급급하다. 오히려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지치기만 할 뿐이다.

우리 교육의 현실이 고스란히 투영된 프로그램은 '자기주도학습'으로 2년 만에 전교 120등에서 1등으로 올라선 김세영 학생의 사례를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하지만 김세영 학생의 사례는 단적인 예일 뿐이다.
우리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 수업이나 학원, 과외 등에서 배우는 것에만 익숙하고 스스로 하는 공부에는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자기 스스로 하는 공부 습관과 시간 확보도 되지 않는 가운데 막연히 성적향상을 위해 학원을 보낸다는 것은 사실 이만 저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대개의 학부모는 자녀교육에 관해 사교육에 의지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단지 잔소리꾼으로서의 역할 외에는 딱히 할 것이 없으며, 전문적인 교육지식을 갖추지 않고서는 자녀들에게 스스로 하는 공부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서울 수도권의 서울교육대학교, 동국대, 숭실대, 단국대 등을 포함하여 전국 17개 대학 평생(사회)교육원에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양성 교육과정이 개설되었다. (표 참조)


지난 7월부터 강의가 시작된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은 17개 대학이 공통커리큘럼으로 운영되며, 교육과정 이수 후 학생들의 학습 컨설턴트이자 멘토로써, 학생의 현재 상태 및 학습장애요인 등을 다양한 영역에서 진단할 뿐 아니라 진단 결과를 분석해 학생 개인에게 알맞은 학습법 처방을 내리고, 학과 공부의 강, 약점은 물론 체력, 집중력 유지 정도, 흥미 등 다양한 분석을 통해 맞춤형 학습 설계를 도와줌으로써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학생 개인의 올바른 습관 형성을 통해 효율적인 자기관리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현재 6기를 모집 중인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과정은 1기에서 5기까지 8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수강 접수를 하였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수강생들은 학원강사, 주부, 현직교사, 사교육 종사자 등 교육관련 분야와 관련된 이들 외에 미취업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수강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 장명식 행정실장은 “전국 17개 대학과 고양YWCA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주도학습지도사’ 교육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중요한 평가 요소인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학생들에게 향상시켜줄 재원을 양성하고, 나아가 사교육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든든한 바탕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사교육 거품이 걷히기를 바라는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과 더불어 자기주도학습지도사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은 자명할 것.”이라고 말한다.

좀 더 나은 교육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자기주도학습 지도에 관심 있는 이들이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 문의 : 각 대학 평생(사회)교육원 홈페이지 및 연락처 참조

조인스닷컴 이효정기자 metis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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