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기증자 분들이 존경 받는 문화- 우리 국민이 만듭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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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의 외길을 걸어온 금창태(琴昌泰) 전 중앙일보 사장이 요즘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명함에는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KOST)’라는 생소한 기관의 이사장 직함이 박혀 있다. 금 이사장은 중앙일보 재직 당시 ‘자원봉사대축제’를 창설해 범국민운동으로 정착시킨 주인공이다. 그를 만난 사람들이 그가 이번에는 KOST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문화를 바꾸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기에 찾아가 보았다.

- 솔직히 기관 이름이 생소합니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
“다들 그렇게들 묻습니다. KOST는 건전한 인체조직 기증 문화 정착과 조직 기증의 활성화를 위해 작년 10월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이렇게 물어보실 때마다 앞으로 더 분발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껄껄 웃고 난 후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인체조직은 뼈, 연골, 근막, 건, 양막, 심장판막, 혈관, 피부 등을 말합니다. 기증된 조직으로 선천성 심장기형 어린이가 마음껏 숨쉬고, 심각한 화상 환자가 죽음의 문턱에서 새 삶을 얻게 됩니다. 그러니 조직 기증은 생명 나눔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 조직 기증 분야는 아무래도 보건 의료 분야라 이사장님이 그 쪽 길로 들어가셨다는 게 뜻밖입니다.
“사실 저도 몇 년 전에야 조직 기증이 부족해 고귀한 인체가 돈벌이로 악용되는 비윤리적 상황을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이를 막기 위한 조직 기증 활성화 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뜻있는 의료계, 법조계, 언론계의 여러 인사들과 힘을 합쳐 KOST를 설립한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조직기증에 대해 잘 모르고 설사 안다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언론인으로서의 제 경험이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 (조직 기증을 꺼리는) 문화를 바꾸는 운동을 하고 계신 데, 조직 기증이 왜 아직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분들이 조직을 기증하면 신체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유교적 가르침에 혹시 어긋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선조들의 가르침대로 신체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조직 기증이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나의 일부로 다른 이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면 이것만큼 자신의 몸을 귀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또 조직 기증은 내가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 타인을 위해 선물을 주는 것인 만큼 우리의 전통문화인 공동체 의식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러한 유교적 가치관에 따른 거부감도 있지만, 조직을 기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또 안다 해도 어떻게 기증할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이나 뇌사자만이 기증할 수 있는 장기와 달리, 조직은 살아 생전에 기증 희망 서약을 하신 분이 돌아가신 후에 기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사람의 조직 기증으로 많게는 수백 명의 환자들에게 소중한 혜택을 줄 수 있지요. 그렇지만 장기에 비해서도 기증율이 낮은 게 현실입니다. 늘어가는 수요에 비해 기증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현재 인체조직의 90% 이상을 미국, 독일 등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수입 조직은 여러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선 각국은 자국민에게 공급한 나머지를 수출하는 데다, 인종적 차이로 인해 이식 효과가 떨어지고 감염의 우려도 있죠. 게다가 환자들은 턱없이 비싼 대가를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인체조직의 자급자족은 정말 중요하며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합니다. 또 그럴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젊었던 60~70년 대만 해도 끼니를 위해, 학비를 위해 매혈이 있었습니다만, 90년대부터 이미 우리 국민들은 남을 위한 고귀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헌혈해왔지 않았습니까.”

−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런데, 조직 기증 희망 서약은 어떻게 합니까?
“전화 한 통화면 됩니다. 조직기증 상담전화(1544-0606)로 전화하셔서 궁금한 점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신 뒤 원한다면 곧바로 기증 희망 서약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번 서약을 하셨더라도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기증 의사를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증 희망 서약자가 실제 돌아가셨을 때에도 서약자의 가족 등이 상담전화로 전화하시면 곧바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증희망을 했나요.
“지난 일년 동안, TV˙신문˙인터넷 등의 각종 매체를 통해 조직 기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군부대를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구요. KOST에서는 조직기증 상담전화(1544-0606)를 지난 3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8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한달 평균 100건 정도의 상담 전화를 받았고, 이 중 절반 정도가 기증 희망 신청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의 동참이 늘고 있고 더욱 적극적인 홍보 및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앞으로 기증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읽는 분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나 자신, 우리 가족, 이웃들이 불의의 사고로 뼈나 피부를 이식 받아야 하는데 마땅한 조직이 없다면 어떻겠습니까.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올 수 있는 것이니까요. 여러분의 참여만이 여러분이 인체조직이 필요할 때 안전한 조직을 이식 받을 수 있게 만듭니다.”

“저희 KOST에서도 기증자를 존경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기증된 조직의 안전한 관리와 공익적 배분을 통해 기증을 약속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죽은 후에도 누군가를 위해 나눔과 베품을 실천할 수 있다는 보람을, 환자들에게는 안전하게 관리된 조직의 이식을 통한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한 보도자료입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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