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독자 연호 사용 독립적 황제국가란 증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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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고고학회 남일용 부위원장

"역사는 왜곡한다고 달라지거나 부정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 공동토론회에서 중국의 역사왜곡을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해 눈길을 끈 남일용(58) 조선고고학회 부위원장은 "고구려사는 그 누가 뭐래도 우리 민족사의 당당한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근거로 고구려가 자주권을 가진 주권국가로서 독자적인 '황제국가'였다는 점을 들었다. 고구려가 동명왕을 칭하면서 '천제의 아들'로 신성화한 것, 황제국가만이 제정할 수 있는 독자 연호를 사용한 것, 독자적인 제천의식을 거행한 것 등이 황제국가의 증거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중국이 고구려와 수.당나라 간의 전쟁을 '국내전쟁'이라고 보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중국은) 강대국으로서 고구려의 지위를 외면하고 고구려-수.당전쟁을 소수민족을 통합하기 위한 국내전쟁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완전한 억지며 공공연한 역사왜곡입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실증적 비판이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고고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고구려 고분군을 통해 높은 건축술과 회화미술 등 고구려 사람들의 창조적 재능을 구체적으로 인식시켜 민족성을 고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공동토론회의 의미에 대해 그는 "이 뜻깊은 기념행사가 우리 민족의 자랑인 고구려에 대한 긍지를 한껏 높이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고구려사를 지켜나가기로 한 점에서 의의있는 회합"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남북 공동 대응방안에 대해 그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역사학자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를 똑바로 인식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찾고 수행함으로써 후대에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일용 조선고고학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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