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해지해도 이자, 3개월마다 올라간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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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호 26면

‘중앙은행 총재 입만 보고 있다’.
요즘 시장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자산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연 2%로 9개월째 동결했다. 물가 상승과 자산 가격 거품(버블)에 대한 우려가 가신 것은 아니지만 저금리에 따른 경기 진작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렇게 낮은 금리 수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없다. 금리 인상은 시간문제란 게 시장의 분위기다.

돈이 되는 금융상품 - 계단식 정기예금

덩달아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간다.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주식·펀드에 돈을 넣자니 부담스럽다. 주가는 이미 연초보다 많이 올랐다. 그렇다고 비교적 이자를 잘 쳐주는 고금리 정기예금에 가입하자니 찜찜하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만기 1년은 너무 길다. 아무 때나 넣고 뺄 수 있는 예금이나 만기 3, 6개월짜리 상품을 선택한대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자가 너무 낮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예금이 있다. ‘계단식’ 정기예금이다.

계단식 정기예금은 중도에 해지해도 원래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3개월 단위로 금리가 높아진다. 가입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금리가 낮지만 만기(1년)까지 들고 가면 웬만한 정기예금에 맞먹는 이자를 쳐 준다. 예금 가입 후 기준금리가 오른다면 이 상품을 중도 해지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만약 기준금리가 계속 그대로이거나 하락한다면 만기까지 예금을 유지하면 된다. 씨티은행 개인수신방카상품부 남영호 차장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정기예금 가입을 미루는 고객이나 부동산·주식·펀드 등에 투자할 기회를 보고 있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계단식 정기예금을 내놓은 곳은 현재 우리·하나·한국씨티은행 등이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 ‘3·6·9 정기예금’이 있다. 9월 출시 이래 2조원 넘는 돈이 몰렸다. 1년 만기 예금에 가입하되 3개월째 해지를 하면 연 3.1%의 금리를 준다. 금리 수준은 3개월 단위로 연 3.4%(6개월)→연 3.6%(9개월)→연 4.41%(1년)로 높아진다.

한국씨티은행의 ‘스텝업예금’도 비슷하다. 이자는 하나은행보다 후하다. 1년 가입하면 대략 연 4.7%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은 ‘3Ms-징검다리정기예금’을 내놓았다. 늦게 나온 만큼 조건이 더 좋아졌다. 만기를 포함해 총 세 번까지 나눠 해지할 수 있다. 나눠 해지해도 기간별로 약속한 이자를 챙겨 준다. 이달 9일 판매를 시작했는데 일주일 만에 1200억원이 모일 정도로 인기다.

이자를 주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예금은 중도 해지하면 3개월마다 다르게 책정된 이자를 지급하고, 3개월에 모자라는 일수만큼은 연 1%로 이자를 계산해 지급한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 예금에 1000만원을 7개월 동안 넣었다고 하자. 6개월 이상 가입했으니 연 3.3%에 해당하는 이자(1000만원×3.3%×6/12=16만5000원)가 지급된다. 그리고 남는 1개월은 연 1%의 이자(1000만원×1%×1/12=8333원)를 준다. 7개월 동안 총 17만3333원의 이자를 챙긴 셈이다.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2.97%다.

한국씨티은행 예금은 1년을 3개월씩 4개의 기간으로 나누어 기간별로 금리가 정해진다. 각 기간의 금리는 연 3%→연 3.4%→연 5.4%→연 7%다. 기간별 이자는 매 3개월이 끝나는 시점에 이자 지급 계좌로 자동 입금된다. 마찬가지로 1000만원을 7개월 동안 이 예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첫 3개월이 지나면 이에 해당하는 3%의 이자(1000만원×3%×3/12=7만5000원), 그 다음 3개월이 지난 후엔 연 3.4%의 이자(1000만원×3.4%×3/12=8만5000원)가 통장에 들어온다. 그러고 나서 1개월 후 예금을 해지하면 3개월이 안 됐기 때문에 연 1%의 이자(1000만원×1%×1/12=8333원)만 챙길 수 있다. 7개월간 총 16만8333원의 이자를 받은 셈이다. 연수익률로 환산하면 2.89%다.

1년 가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리는 한국씨티은행 상품이 가장 높지만 기간별로 따지면 다른 은행 예금이 높을 때도 있다. 3개월 이상~9개월 미만일 경우엔 하나은행, 9개월 이상~1년은 한국씨티은행 예금이 금리가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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