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체코 하벨 대통령의 후계자로 거론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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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영국의 BBC방송 등은 28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바츨라프 하벨 체코 대통령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올브라이트 장관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체코 대통령 출마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또 다음달 5일부터 4일 동안 체코를 방문하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하벨 대통령과 대선 출마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하벨 대통령 측근의 발언도 소개했다.

미하엘 잔토프스키 전 주미대사도 자신이 최근 하벨 대통령과 만나 올브라이트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관해 협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이 대서양 건너 유럽 국가의 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르는 것은 그녀가 체코 출신이기 때문. 체코 외교관의 딸로 프라하에서 태어난 올브라이트는 2차대전 중인 1948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2년 뒤 퇴임하는 하벨 대통령은 2년 전부터 올브라이트 장관이 자신의 대통령직을 승계할 가능성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미국법은 미국인이 다른 나라에서 공직을 맡는 것을 규제하지 않고 있어 올브라이트 장관이 체코의 대통령이 되는 데 법적인 장애는 없다.

리투아니아의 대통령인 발다스 아담쿠스는 전직 미국 관리였으며, 유고슬라비아의 전 총리 밀란 파닉은 캘리포니아 출신의 백만장자였다.

한편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올브라이트 장관은 체코 대통령에 출마할 계획이 없다" 고 밝혔다.

BBC방송은 미국의 코소보사태 개입으로 올브라이트 장관이 체코 국민들 사이에 인기를 잃은 상태여서 출마하더라도 당선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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