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입시, 내신이 당락 가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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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외국어고 교장협의회 추계 정기총회가 1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인천외고에서 열렸다. 협의회 회장단은 외고 폐지 움직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입학시험에서 듣기평가와 구술면접을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천=안성식 기자]

올해 중2 학생들이 외국어고(외고)에 지원하는 2010학년도 고입에서는 중학교 교과성적(내신)의 영향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외고들이 영어듣기평가와 구술면접 시험을 모두 폐지키로 19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외고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 전형에서도 외형상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내신성적이다. 외고 입시가 내신 중심으로 바뀜에 따라 영어 사교육은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다음 달 10일 발표하는 외고 등 특목고 개편안에 반영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내신 비중 얼마나 커지나=2010학년도 입시(일반전형)를 기준으로 외고들은 현재도 내신 비중을 50% 이상 반영했다. 다만 중학교 수준을 뛰어넘는 영어듣기평가나 구술면접 시험이 나오면서 내신성적이 안 좋더라도 입학하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영어듣기평가 등이 없어지면 남는 것은 사실상 내신이다. 시·도교육청 등이 시행하는 영어능력인증 시험을 반영하더라도 난이도가 높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외고들은 중2, 중3 내신 성적을 반영한다.

사교육업체인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내신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내신 성적이 안 되는 학생들까지 외고를 준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며 “외고 지원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외고들이 도입을 검토 중인 입학사정관 전형은 분명하지 않다. 이날 회의에 참가한 외고 교장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뽑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도입한 경기외고의 방식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외고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경기도 지역균형선발 ▶미래인재 ▶글로벌인재 전형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영어듣기평가를 반영하지 않은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내신성적(60%), 교사 추천서(16%), 활동보고서(16%), 학업계획서(8%)로 선발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1단계에선 학업성적을 보고, 2단계에선 입학사정관들의 면접을 통해 입학생을 뽑는 방식이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에도 입학사정관 전형의 기준 자체가 불명확해 논란이 될 소지도 있다.

박수련·이종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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