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상도동 찾을까…잇단 '사신'파견속 장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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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얼굴)총재가 YS에게 조심스레 손짓을 할 참이다.

24일 김덕(金悳)의원을 상도동 자택으로 보냈다.

金의원 개인 차원의 예정된 방문일정이긴 했지만 뭔가 메시지는 전했을 것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 얘기다.

金의원뿐 아니라 다방면의 밀사를 보낼 계획이라고 핵심 측근은 말했다.

이부영(李富榮)총무와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최병렬(崔秉烈)부총재 등이 시차를 두고 잇따라 상도동을 찾는다는 것. '

김무성(金武星)의원 등 민주계 의원들의 방문도 적극 권유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으로선 YS의 신당 지지 제스처를 막는 것이 최대 과제이기 때문" 이라고 이 측근은 말했다.

부산서구 공천자인 이상열(李相烈)씨를 25일 중 교체할 것도 유력시된다.

이 역시 YS에 대한 화해의 표시다.

"번복하면 법적대응하겠다" 는 李씨의 거센 반발과 그에따른 '후퇴' 인상을 무릅쓸 만큼 'YS의 위력' 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선거를 못치른다" 는 아우성이 매일 터져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이신범(李信範)의원.손학규(孫鶴圭)전 의원 등도 23일 李총재에게 "상도동을 직접 방문하시라" 고 권했고 비서실에서도 필요성을 보고서에 담았다.

그러나 李총재는 아직 선뜻 내키는 입장은 아니라고 한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거꾸로 "YS에게 굽히는 모습이 지역에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며 가로막고 있다.

무엇보다 李총재 스스로가 상도동에 몰리는 인파의 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는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李총재는 정면돌파의 전의(戰意)도 함께 가다듬고 있다.

25일 공천을 마무리한 뒤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다.

개혁 공천의 당위성을 전파하는 데 앞장선다는 것이다.

또 다음달 3일 대구를 시작으로 시.도별 필승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대구대회에는 최소한 1만명 이상을 동원해 기세를 보이겠다고 한다.

참모들은 李총재에게 "어려운 때일수록 바위 같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고 진언하고 있다.

李총재는 다음주 초 공천자대회부터 '신당〓민주당 2중대론' 을 본격적으로 거론할 생각이다.

수도권 20~30대에게는 공천의 반응이 좋다는 개혁성도 홍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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