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개악' 행정 콩나물교실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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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인천시 중구.동구.남구지역 20여개 중학교에서는 봄방학을 이용해 일반 교실을 특별활동 교실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이다. 학교마다 학급 2~5개를 줄인다.

이 때문에 학급 인원이 39.4명으로 지난해보다 3명 늘어나는 등 교육여건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9명이 늘어난 40명이 되는 학교도 있다.

한 교사는 "교육부가 2004년까지 학급당 인원을 35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더 줄여도 모자랄 학급 인원을 늘리는 개악(改惡)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교육부의 학급당 인원 감축을 통한 교육여건 개선 계획이 일선에서는 거꾸로 나타나고 있다.

인천남부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학급당 43~44명이어서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수를 가르치는 이 지역 교사를 학생수가 많은 지역으로 전출보내고 학급 수를 줄였다" 고 밝혔다.

여건이 좋은 이 지역을 열악한 다른 지역과 '하향 평준화'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남은 교사들은 주당 수업시간이 지난해 20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어나게 됐다.

서울 강동구 D고교에서는 올해 3학년 자연계 여학생 반의 학생 수가 59명이나 된다.

지난해보다 9명 늘어났다. 金모(17)양은 "교실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남녀 합반을 남녀 분반으로 바꾸는 바람에 여학생 1백18명이 두 반에 들어가게 됐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근 학교들도 수능시험을 예체능 계열로 보려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별도 반을 편성, 타계열 학급 인원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등교원 증원이 전국적으로 1백64명이어서 지역에 따라서는 학급당 인원이 많아지는 곳도 있다" 고 해명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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