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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뒷얘기] 여론 같을땐 영입·현역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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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백66명의 민주당 공천자 발표 직후 김민석(金民錫)총재비서실장은 "최후의 기준은 역시 당선가능성이었다" 고 했다. 냉엄한 '당선가능성' 의 잣대에 울고 웃는 뒷얘기도 적잖았다.

발표 직전 장을병 '(張乙炳)'심사위원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수고했다" 며 공천자 한명의 틀린 한자를 바로 잡았을 뿐 일절 가감(加減)이 없었다고 張위원장은 전했다.

◇ 치열했던 교통정리와 양보〓지역구 여론을 우선시하되 엇비슷할 때는 영입파와 현역 의원 우선 원칙이 적용됐다.

경합 끝에 박실(朴實)전 의원을 누른 서울 동작을의 영입파 유용태(劉容泰)의원, 이강래(李康來)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신승한 남원-순창의 조찬형(趙贊衡)의원도 같은 사례.

당 대변인을 지냈던 이영일(李榮一)의원을 제치고 광주 동구 공천자로 결정된 김경천(金敬天)광주YWCA 사무총장은 호남지역의 '여성 우대론' 이 강조된 때문. 광주 시민단체의 대모격인 조아라 여사가 공천 발표 직전 김옥두(金玉斗)총장을 찾아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크게 작용.

황학수(黃鶴洙)의원이 버틴 강릉에서 공천받은 최각규(崔珏圭)전 강원도지사는 당초 강원선대위원장이 검토됐으나 黃의원의 여론조사 결과가 좋지 않자 대타 투입으로 전격 결정.

한편 서울 동작갑 출마가 유력시되던 이철상(李澈相)전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386후보군끼리의 자체 조정결과 경제전문가인 이승엽(李承燁)삼환컨설팅대표에게 공천을 양보했다.

지역구를 내준 동교동계의 윤철상(尹鐵相.정읍)의원에 대해 張위원장은 "자신의 탈락 속에도 공천 실무심사를 마지막까지 완수했다" 고 평가.

◇ 큰그림 중시〓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의 '대항마' 로 서울 강서을에 김성호(金成鎬)전 한겨레신문 기자를 낙점한 것은 이 지역의 대결구도 때문. 유력한 후보였던 장성민(張誠珉)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나설 경우 '이신범 대 DJ' 의 구도로 갈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 발표 보류 사연〓심사위에서 설송웅(□松雄)전 용산구청장으로 내정됐던 서울 용산은 오유방(吳有邦)현 위원장이 여론조사를 제시하며 청와대에 거세게 항의, 대통령 보고 때 유보지역으로 바뀌었다.

서상록(徐相祿)전 삼미그룹 부회장도 본인이 강남을 출마를 끝내 고사, 대타를 찾아나선 사례. 서울 금천구는 방용석(方鏞錫)의원과 장성민씨가 경합중.

오영우(吳榮祐)전 마사회장이 유력시되던 군산의 경우 무소속 강현욱(姜賢旭)의원 영입설이 여전히 나돈다.

◇ 탈락자 반응〓이영일 의원은 "억울하고 서운하다" 면서도 "대변인이던 사람으로서 감정표현을 자제하겠다" 고 부연. 김현종(金鉉宗.전주 완산)전 청와대 국장은 "당 결정을 존중하겠다" 고 수용.

반면 박우섭 인천 남갑 위원장.홍성범(洪性範.서울 동작을).나상기(羅相基.전남 나주)씨 등 탈락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앞섰는데 납득할 수 없다" 며 재심을 강력히 요구.

◇ 구(舊)여권 영입파 명암〓'지난 대선 전후 합류했던 '구여권 출신 영입파' 의원들 사이에 명암이 갈렸다.

'김충일(金忠一.서울 중랑을).홍문종(洪文鐘.의정부)의원은 김덕규(金德圭).문희상(文喜相)전 의원측의 '고토(故土)회복' 공세에 무릎을 꿇었다.

반면 유용태(劉容泰.서울 동작을).'서정화(徐廷華.인천 중-동-옹진).이성호(李聖浩.남양주)의원 등은 가까스로 수성에 성공.

특히 徐의원의 경우 '인천의 새 인물론' 을 내세운 박상은(朴商銀)대한제당 사장의 경합으로 낙마 직전까지 갔으나 '의리론' 이 먹혀 살아난 케이스라고 한 당직자가 전했다. 朴사장은 다른 곳으로 배려한다는 것.

최훈.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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