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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북아 오가는 크루즈선 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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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로얄 캐리비언 인터내셔널사가 내년 4월부터 부산항을 모항으로 한·중·일 항로에 투입할 크루즈선인 레전드호. [로얄 캐리비언 인터내셔널사제공]

부산이 동북아 지역 크루즈 허브항으로 바뀐다. 세계적 크루즈선사인 로얄 캐리비언 인터내셔널(RCI)과 코스타는 내년 부산항에서 호화 크루즈선을 정기적으로 띄우기로 했다.

RCI 마이클 베일리 부사장과 노기태 부산항만공사 (BPA)사장은 최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 부산항을 모항(母港)으로 하는 크루즈선을 19차례 운항한다고 발표했다. 모항은 새로운 승객이 타고 내리는 크루즈선의 출항과 귀항지를 말한다. 다른 곳에서 탄 승객이 잠시 내려 머무는 기항지와는 다르다. 지금까지 RCI의 아시아 지역 모항은 싱가포르·상하이·홍콩이었다.

베일리 부사장은 “모항이 되면 일본·중국에서 관광객이 부산으로 오고, 크루즈선에서 쓰일 물자를 구입하는 등 경제적 효과가 크다”며 “부산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을 오가기 좋다”고 말했다.

RCI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37척의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세계 3대 크루즈선사의 하나다. STX유럽이 최근 건조한 22만t급 크루즈선 오아시스호를 내년에 투입할 예정이다.

RCI가 투입하는 배는 7만t급 레전드호. 길이 265m, 너비 32m에 객실 902개를 갖고 있다. 수영장, 아이스 스케이드장, 암벽, 미니골프장, 인공파도 풀 등 부대시설도 호텔급이다. 최대 승객 수는 2074명이며, 승무원은 726명이다. RCI는 이 배를 내년 4월부터 10월까지 부산을 떠나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항로에 투입한다. 부산을 떠나 상하이∼가고시마∼고베∼후쿠오카∼나가사키∼텐진을 거쳐 부산으로 돌아오는 6∼8일짜리 일정이다.

코스타도 내년 부산항을 모항으로 한국∼중국∼일본∼한국을 오가는 크루즈 상품을 20차례 운항할 예정이다. 코스타는 5만t급인 클래시카호와 로만티카호 2척을 동시에 띄울 예정이다.

승객 2000여명을 태운 레전드호가 부산항을 모항으로 할 경우, 1항차(왕복운항)에 11억여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부산발전연구원 최도석(51) 박사는 추산한다. 배에서 2000여명이 사용할 물품과 선용품 구입비, 항만시설 사용료 등 7억여원에다 관광비용 3억2000만원(2000명X1인당 20만원X하선율80%)을 포함한 수치다.

부산항만공사는 내년에 80여척이 13만여명을 싣고 오면 관광수입만 2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 박사는 “크루즈선이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륙 연계 관광상품을 많이 개발해 하선하는 승객들의 지갑을 열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부산항에는 35척의 크루즈선이 들러 관광객 2만7000여명을 내렸다.

노기태 BPA사장은 “부산항이 전 세계 크루즈 여행상품 판매망에 오르기 때문에 부산을 알리는 무형적 가치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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