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게재 '알고싶은 과학세계'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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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식사량을 40%만 줄이면 늙는 속도를 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현재 50세인 사람이 지금부터 실천하면 앞으로 30년이 아니라 60년을 더 살 수 있다. 그것도 각종 질병없이 더 젊고 기운차게. " 미국 UCLA 의과대학 로이 월포드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5년 전부터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를 확대해석한 것일 뿐 사람에 대해 입증된 이론은 아니다 쥐의 수명은 25% 가량 늘어났다.

미로찾기도 더 잘했고 윤기나는 흰털을 훨씬 오래 유지했으며 당뇨병, 암, 빈혈 등에도 거의 걸리지 않았다.

1980년대 말에 시작된 원숭이에 대한 실험결과가 나오게 되면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더욱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알고 싶은 과학세계' (문예출판사.김동광 옮김.7천 5백원)에 실린 칼럼 중 '적게 먹으면 오래 산다?' 의 내용이다.

흥미롭고 유익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최신의 내용으로 쉽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과학칼럼의 전형으로 꼽힐만 하다.

뉴욕타임스의 과학섹션 "사이언스 타임스" 에 실렸던 칼럼을 발췌해 91년에 펴낸 'NEW YORK TIMES BOOK OF SCIENCE LITERACY' (뉴욕타임스 과학 소양서)를 과학저술가 김동광씨가 1~2권으로 옮겼다.

오늘날 주요한 과학 주제들을 대중적인 과학 저널리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 주고 있다. 전문용어를 되도록 피하고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은 일반 언어로 풀어썼으며 어려운 수학공식 대신 비유나 은유를 사용하려 애썼다.

이 책의 미덕은 '사이언스 타임스' 편집장 출신 리처드 플레이스트가 쓴 서문에서 드러난다.

"무식하다는 느낌이 들어 과학기사를 멀리 하는 독자가 단 한사람도 있어서는 안된다. 과학기사는 독자들의 지적 사기를 높이고 지식을 주고 더 수준높은 내용을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실제로 과학은 흥미롭고 매력적인 주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신체.세계.우주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이 책은 인류학.생물학.의학.생태학.지질학.입자물리학.통계학 등 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읽을 거리들을 제공한다.

보리밭위로 무리지어 회전하는 수만마리의 찌르레기 무리나, 위협을 받아 순식간에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을 바꾸는 수백만마리의 물고기떼의 운동패턴은 너무나 복잡하다. 한때는 텔레파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가설까지도 제기됐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컴퓨터 모의실험에서 수천마리의 가상동물들을 각자 독립적으로 날거나 헤엄치도록 한 결과 자연의 실제 움직임과 흡사한 행동양태를 볼 수 있게 됐다.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위험물을 피하고 동료들과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야 한다는 등 몇가지 간단한 규칙을 가상동물에게 적용시킨 성과다.

이외에도 "식이요법은 살빼기 목적을 위해서는 거의 효과가 없다" "성마르고 냉소적인 사람들은 온화하고 다른 사람을 잘 믿는 사람들에 비해 50세 이전에 죽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는 등의 실질적인 정보를 주는가 하면 "밤하늘은 왜 검을까?" "공룡들도 가족생활을 했을까?" "예수가 사용했던 언어는 무엇일까?" "알코올 중독은 유전인가?" 등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 뿐 아니라 과학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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