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카페처럼 원두커피 마시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왜 집에서는 좋은 원두를 써도 카페에서 마셨던 그 커피 맛이 나지 않을까? 그렇다고 60만~150만원 대의 커피 머신을 무턱대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부를 대상으로 무료 커피교실을 운영하는 ‘커피 해피(분당구 정자동)’의 양철안 대표에게서 ‘손쉽고 값싸게 원두 커피 만드는 법’을 알아봤다.

원두 분쇄 = 원두를 분쇄하는 대표적인 기구는 핸드밀과 전동 밀이다. 핸드 밀의 경우 값은 3만~10만원 대지만 손으로 돌려야 하는 불편함에다 균일하게 분쇄하기 어렵다는 흠이 있다. 전동 밀은 20만~30만원 대로 가격부터가 좀 부담스럽다. 이럴 땐 핸드 믹서기 크기의 커피 그라인더가 해답이다. 가격이 2만~4만원 대로 저렴하고, 손쉽게 균일한 가루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커피 농도는 원두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커피 그라인더를 이용할 경우 10초(1인분 10g 기준)가 적당하다. 진한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싶다면 30초 정도로 더욱 곱게 갈아준다.
 
원두커피 내리기 = 집에서 원두커피를 내릴 수 있는 간단한 기구는 커피메이커·모카포터·프렌치프레스·드립퍼가 있다. 이것들을 제대로 사용하면 고가의 커피 머신 없이도 향과 맛이 그윽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커피메이커, 4인분까지 적당
가정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기구다. 커피메이커는 10인분 정도의 커피를 뽑아낼 수 있다. 이 정도의 양을 뽑아내려면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커피의 좋은 성분과 향을 우려내기 위해선 5분을 넘기면 안된다. 때문에 커피메이커로는 최대 3~4인분 정도의 양을 다루는 게 적당하다. 물의 온도는 75도, 원두의 양은 1인분 10g·2인분 18g·3인분 25g·4인분 33g을 넣는 것이 좋다.

모카포트, 간단하게 에스프레소 내리기
모카포트는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기구다. 1컵짜리 기준 3만원 선으로 가격도 저렴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과정도 쉽다. 우선 물을 모카포트 아랫부분의 물탱크 안 눈금까지 채운다. 윗부분 바스켓엔 곱게 갈아낸 원두를 넣고 가스불에 3~4분 정도 끓여낸다. 진한 에스프레소가 물탱크 위로 올라온다. 아메리카노를 즐기고 싶다면 완성된 커피에 뜨거운 물을 넣으면 된다.

프렌치프레스, 3분 이상 우려내지 말 것
뚜껑에 부착된 거름망으로 원두를 걸러내고 커피를 우려내는 프렌치프레스. 가격도 5000~5만원까지 다양해 최근 가정에서 많이 비치하는 기구다. 페이퍼(거름종이)를 사용하지 않아 기름까지 추출돼 거칠지만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기구에 원두를 넣고 섭씨 85도 정도의 물을 부은 다음 2~3분 정도 우려낸다. 이때 농도가 진한 커피를 원한다면 스푼으로 3~5회 정도 저어준다. 걸러낸 커피는 찻잔에 모두 따라내야 한다. 계속 우려내면 커피의 맛과 향이 변질된다.

간단한 도구로 핸드 드립 커피 완성
간단한 도구로 핸드 드립를 만드는 법이 있다. 우선 찻잔·드립퍼·페이퍼·종이컵을 준비한다. 원두를 담은 페이퍼를 드립퍼에 끼워 찻잔에 올린다. 핸드 드립에서 중요한 것은 물줄기다. 원두간의 마찰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맛과 향이 좋다. 때문에 드립포트를 이용해 가늘고 흔들림 없는 물줄기를 드립퍼로 흘려야 한다. 드립포트가 없을 땐 섭씨 85도 정도의 물을 종이컵에 담아, 테두리 한쪽을 접어 각을 잡은 후 물을 붓는다. 커피는 3분 안에 걸러내야 한다.

[사진설명]찻잔·드립퍼·페이퍼·종이컵만 있으면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테두리
한쪽을 접어 각을 잡은 후 물을 붓는다.

< 이유림 기자 >

<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Tip 커피 보관방법
원두는 분쇄하지 않고 보관하는 것이 좋다. 보관용기는 고무 바킹이 있는 유리병을 선택한다. 원두의 유통기간은 1년이지만 최상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원두를 볶아낸 후 일주일 안에 마시는 게 좋다. 일주일 안에 마신다면 실온에서, 그 이상은 냉동고에 넣어 보관한다. 냉동고에 넣어 보관할 때 중요한 점은 보관병을 꺼내지 않는다는 것. 냉동고에 보관된 원두를 실온으로 꺼낼 경우 습기가 생겨 맛과 향이 변질된다. 비닐로 10~20g씩 1회 분량을 포장해 유리병에 넣어두면 냉동고에서 원두를 쉽게 꺼낼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