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고 성적매력…美여성들 "동양남성 굿!"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백인 미국 남자와 10년간 살다 이혼한 리자 로즈비어(31)는 새로운 스타일의 남성을 새 배우자로 찾고 있었다. 그녀의 이상형은 머리좋고 진실하며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아무리 봐도 거기에 딱 맞는 것은 동양계 남자였다. 얼마 뒤 그녀는 한국계 미국인 웨인 장을 만났고 지금 둘은 함께 살고 있다.

미국에서 동양계 남성들이 경제.사회적 지위 상승에 따라 신랑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백인 여성과의 결혼도 크게 늘어났다고 뉴스위크 한국판 최신호(2월 23일자.16일 발간 예정)가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동양계 남성은 백인이나 라틴계 또는 흑인 여성과는 데이트하는 것조차 보기 드문 일이었다.

1980년의 한 조사 결과 동양계 남성과 백인 여성의 결혼 비율은 동양계 여성과 백인 남성간 결혼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구학자 래리 하지네 시나가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어난 동양계 남성이 백인 여성과 결혼할 확률은 18.9%로 높아졌다.

동양계 남성이 백인 여성의 좋은 신랑감으로 등장한 데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동양계인 저우룬파(周潤潑).릭 윤.제트 리(李連杰) 등 배우들은 동양인들이 나약한데다 성적 매력이 없으며 백인 남성처럼 지위와 안정을 갖추지 못한다는 그간의 인식을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영화 제작자 크리스 리는 "앞으로는 동양계 남성이 총이나 갈겨대는 악당이나 멍청이가 아닌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가 늘어날 게 확실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으론 경제력을 꼽을 수 있다. 민족별로 따지면 아시아.태평양 군도계의 대학 진학률(42%)과 이들중 중산층 소득(4만5천2백49달러)은 미국내 최고 수준이다.

스탠퍼드대 역사학 교수 고든 창은 최근 인테넷 업계에 동양계가 대거 진출해 동양계 남자들의 이미지가 '일꾼이나 세탁소 주인의 아들' 에서 '미래의 인터넷 백만장자' 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버클리)의 동양계 역사학 교수 로널드 타카키도 "과거엔 우리의 존재가 미미했으나 지금은 확연해졌다. 우리는 미국인이라는 것의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있다" 고 말했다.

정리〓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