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인터넷 인터뷰 25분간 1만여명 접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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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워싱턴〓외신연합]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14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네티즌들과 직접 인터뷰를 했다.

수천년 전 그리스에서 이뤄졌던 직접 민주주의가 21세기 벽두에 인터넷의 도움으로 지구촌 단위로 연출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CNN의 월프 블리처 기자와 랩톱을 옆에 두고 마주 앉았다. 전세계의 네티즌들은 자신의 컴퓨터를 CNN(http://cnn.com) 에 접속시킨 뒤 대화방으로 들어가 직접 질문을 했고, 클린턴 대통령이 답변했다.

블리처 기자는 "오늘 나는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네티즌들의 통역을 하는 사람" 이라고 익살을 떨었다.

CNN 여론담당 폴 슈어는 "클린턴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25분간 무려 1만4백명이 CNN 대화방에 접속했다" 며 "이는 CNN창사 이후 단위시간내에 가장 많은 접속이었다" 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와 관련해 "내가 후보로 나서지 않고 보통시민의 입장에서 선거를 지켜보는 것은 20년만에 처음" 이라며 "선거 구경을 즐기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부인 힐러리를 정말 사랑하고 뉴욕주 상원에 출마한 그녀의 당선을 믿는다면서 "남들이 힐러리를 공격할 때면 정말 미치겠다" 고 말했다.

클린턴은 또 "앨 고어 부통령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부통령이었다" 며 자신은 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네티즌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논평을 요구하자 클린턴은 "거기엔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다" 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의 정치방식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고 강조한 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민주국가이고 자유당이 일정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고 신중론을 폈다.

클린턴은 "기본적으로 중동평화협상 결과에 대해선 낙관적" 이라며 수주내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인터넷 시대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훗날 역사가들이 당신을 어떻게 평가할 것으로 보느냐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 클린턴은 "그거야 역사가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이라고 단서를 단 뒤 "미국이 21세기로 넘어가는 다리를 내가 놓았다는 점은 알아줬으면 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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