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도청 막아라" 벤처밸리 정보전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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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터넷기업인 A사는 두달 전 10년간 갖은 노력을 기울여 만든 부동산 데이터베이스를 해킹당한 뒤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정보 보안책을 만들었다.

네트워크 상에 외부 침입을 막는 '방화벽' 을 만든 것은 물론이고 지난 1일부터는 직원들에게 개인 e-메일과 사내 교육자료를 제외한 모든 내용물의 프린터 출력을 금지했다.

서울 서초동 일대 '서울벤처밸리' 의 인터넷 포털업체인 B사는 올들어 직원들과 연봉계약을 하면서 "회사 보안사항을 위반했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은 물론 회사에 끼친 손해를 지체없이 변상.복구한다" 는 보안서약서의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처럼 벤처업계에 자기 정보를 지키고 남의 정보는 빼내려는 '정보 전쟁' 이 한창이다.

특히 해킹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대다수의 벤처기업들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해킹 방어시스템의 구축과 접견실 외부 설치, 도청방지 장치 구축, 사내정보 열람 제한 등의 갖가지 묘안을 동원하고 있다.

이달 초 컴퓨터 상의 모든 작업을 누가 몇시에 어떤 일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DBS코리아' 에는 벤처기업들의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벤처기업의 경우 '공격이 곧 최선의 방어' 라는 인식 아래 정보수집팀을 따로 두고 경쟁업체의 동향분석과 코스닥시장의 루머수집 등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고명섭(高明燮.34)과장은 "벤처업계는 정보가 돈이라는 인식이 어떤 분야보다 강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보 보안.수집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고 말했다.

전진배.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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